삼성전자 지주사전환 검토 발표 … 이재용 0.59% 낮은 지분 ‘걸림돌’

이재용 부회장이 0.59%의 지분율에 머물러 있는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36조원에 달한다.

[소비자경제=서원호 기자] ‘박근혜 게이트’로 국민적 공분이 연인원 400만 촛불민심으로 타오르고 있어도 사건의 한 켠에 서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경영승계의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삼성전자는 29일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겠다는 공시를 냈다. 전환 시기는 6개월 후로 제시했다. 삼성그룹이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 카드를 공식 꺼내든 것은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가 핵심이란 것이 재계와 시장관계자들의 공통된 해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90년대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인수 논란부터 2000년대 삼성SDS 일감몰아주기 등을 통해 막대한 부(富)를 이전해 왔다. 2010년대 중반에 들어서는 ‘청와대와 국민연금, 49개 기관투자가’들이 합세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성사시킴으로서 ‘삼성가는 삼성물산의 지분을 3.02%p 더 갖게 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건 등으로 이 부회장이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았고, 그룹의 여러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하는가 하면 연루의혹의 관계자들이 줄줄이 검찰의 포토라인에 섰다.

◇ 왜, 이 시점인가

조선일보는 29일 ‘검찰·국조·특검... 일손 놓고 불려 다니는 총수들’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재계에선 이번 국정조사도 ‘최순실 사태’의 진상 규명 대신 총수에 대한 ‘망신주기’ ‘호통치기’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재용 부회장이 출석하는 삼성그룹은 지난 21일 국정조사 증인 채택이 확정된 후 미래전략실 소속 법무·대관임원들이 수시로 모여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면서 “삼성은 최순실 딸 정유라에 총 78억 원을 지원했고, 최씨를 통해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정유라 지원은 합병이 결정된 이후 이루어진 것으로, 두 사안 간에는 연관성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의 삼성은 일손을 놓고 있지 않았다. 특히 향후 그룹 전반의 사업구조 개편에 총력하는 모양새다. 물론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 완성이 목표라는 게 언론과 업계의 시각이다.

◇ 이 부회장 0.59% 낮은 지분...경영승계의 관문

이런 시선을 의식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혁신, 품질 향상, 고객 만족,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며 신중한 리스크 관리와 자산 활용에 중점을 둬,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최적 구조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전략, 운영, 재무, 법률, 세제 및 회계측면에서 다양하고 중요한 사안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러 단계에 걸친 장기간 검토 과정이 요구될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0.59%의 지분율에 머물러 있는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36조원에 달한다. 코스피 시가총액 2~10위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합산한 것 보다 더 큰 규모다.

이 부회장이 낮은 삼성전자 지분율을 만회하기 위해 1%를 추가 매입하려면 현재 약 2조2000억 원 대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게다가 그룹 내 현재 삼성전자 지분율은 약 18.12%(의결권 없는 자사주 12.78%)로 낮다.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이 부회장은 막대한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또 삼성전자의 최대주주는 7.43%를 보유한 삼성생명이다. 이어 삼성물산(4.18%), 이건희 회장 (3.55%), 삼성화재(1.30%),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0.76%), 이재용 부회장(0.59%)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 측 우호지분을 합산하면 17.5%에 달한다. 때문에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 문제가 이 부회장으로의 3세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으로 인식돼 왔던 것도 사실이다.

중립적 입장이나, 기업의 최적 구조 내지 주주가치 제고가 이 부회장을 위한 것이 아니어야 하는 이유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