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의견 갈려, 정책당국 별다른 규제는 없는 상황, 소비자만 어리둥절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원료의 PE 재질의 비닐. (출처=소비자경제DB)

[소비자경제=공동취재팀] 플라스틱 제품(PE재질 비닐 포함)의 유해성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1일 플라스틱 제조 공정 업체 관계자는 “예전부터 PVC(염화폴리비닐)를 재료로 하는 랩이 위해 논란이 있었다”며 “논란 이후 PVC를 비롯해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들을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를 재료로 한 비닐이 음식점에서 많이 쓰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PE는 PVC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진 물질로 미국 FDA는 HDPE가 식품용도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종이컵 코팅으로 많이 쓰이는 LDPE는 독성으로부터 어느 정도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량의 환경호르몬 PFOA가 검출된 적 있다.

여성환경연대가 지난 2013년 조사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의 종이컵 과불화 화합물 연구에 따르면 스타벅스, 맥도날드, 할리스 커피의 핫컵에서 과불화 화합물의 일종인 환경호르몬(PFOA)이 각각 2.63ng/mL, 0.89ng/mL, 0.15ng/mL검출 됐다. 

PFOA가 사람 신체에 일으킬 수 있는 유해성에 관한 직접적인 연구 결과는 없지만 현재까지  동물실험과 직업적 노출로 인해 밝혀진 건강 영향은 뇌와 신경, 간에서 독성을 나타내고 생식기능과 면역력, 갑상선 호르몬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미량이기는 하지만 이로 인해 100°C보다 낮은 온도의 음료를 마셔도 유해성에 대한 불안을 완전히 떨치기란 어렵다.

종이컵에서 PFOA와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과불화 화합물 물질이 나온다는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식약처에서는 다른 의견을 내세웠다.

지난 10일 본지와의 접촉에서 최재천 식품의약품안전처 첨가물포장과 연구원은 “사람에 대해 유해성이 있는지는 국내외 연구진들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며 “가능한 용출될 수 있는 성분에 대한 심사 기준이 있는 상황이며 PVC에 비해 PE는 첨가제가 들어가는 것이 별로 없어 비교적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회용 플라스틱 포크나 수저, 따뜻한 음료를 담는 일회용 컵의 뚜껑은 PS재질로 만들어진다. PS재질은 PE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을 견디는 수준이 낮기 때문에 좀 더 위험할 수도 있지 않냐는 지적에 최 연구원은 “이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가열한다거나 직접적으로 80°C이상의 열을 쬔다면 문제가 된다”며 “보통 50°C에서 60°C의 음식을 섭취하기에 문제가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은 공정에서 정제한 에틸렌 가스에 소량의 산소 또는 과산화물을 첨가, 2000기압정도로 가압하여 200℃정도로 가열해 만든다. 하나의 단분자로 만들기 위해 여러 첨가물이 들어가고 이를 압력을 가하거나 가열해 중합체로 완성시킨다. 

이를 토대로 업계 전문가는 “중합체를 만들고 성형하는 과정에서 가열을 통해 제조하기 때문에 첨가물들이 제거되거나 중합체 안에 갇혀 나오지 않는다”며  “플라스틱 재질을 만들 때부터 관련 유해물질은 다 제거되거나 소량이 남더라도 이미 합쳐진 중합체이기에 그 양이 적다”고 주장한다. 

플라스틱의 유해성에 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정책당국에서는 규제에 대한 특별한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 유해성에 대한 판단이 당국에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해외의 규정과 국내 규정을 조율하며 대개 안전에 민감한 유럽이나 미국의 규정을 팔로우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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