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우 발행인 겸 편집국장

[소비자경제 칼럼] JTBC가 연일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 관련 특종을 보도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양파껍질처럼 한올한올 벗겨지는 정권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을 개탄하면서도 JTBC의 용기 있는 보도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최순실씨가 대통령의 44개 연설문을 대통령이 연설하기 전에 받아 봤다는 사실이 전파를 탔다. 최씨 측근이자 박 대통령의 가방 제작자로 알려진 고영태씨가 “최씨가 제일 좋아하는 건 대통령 연설문을 고치는 일”이라는 말이 처음 보도될 당시만 해도 청와대에선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JTBC가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며 2차 보도를 하자 청와대는 침묵하고 있다. 정확한 사실(팩트) 앞에 할 말을 잃은 것이다.

이쯤되면 박근혜 정부에 결정타를 날린 JTBC를 향한 정권의 칼날이 시퍼렇게 변하고 있지는 않을지, 다양한 보복이 있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이긴 하나, 그 민주주의 정통성이 불과 반세기 채 안되고 87년 민주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 도입 등 민주화의 기초가 단단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정권 곳곳에 숨어있는 억압과 무서운 권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JTBC 보도부문 사장인 손석희 앵커에 대한 신변안전이 염려된다.

괜한 걱정일 수 있으나, 현재 대한민국 언론에서 가장 위험하고 어려운 팩트를 과감히 보도하고 있는 수장(首長)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멕시코, 유럽 등에서 유명 앵커와 기자들이 괴한으로부터 테러를 당하는 것이 최근에는 남 이야기 같지는 않게 느껴진다.

이는 JTBC보도의 방향이 무한 권력을 갖고 있는 대통령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임기가 비록 14개월 밖에 안남았지만 ‘개헌 제안’으로 현 시국을 정면 돌파하려는 대통령의 의지가 표출된 이상,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그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사정(司正) 기관을 동원해 정권안정을 취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JTBC 손석희 앵커에 대한 신변보호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상황이다. 얼마 전 손석희 앵커가 대중버스로 퇴근하는 모습이 SNS를 통해 공유가 됐다.

소시민적인 모습이 보기는 좋으나 그가 맡고 있는 엄중한 진실의 무게감을 비춰볼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시의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우연히 한번 버스를 이용한 것인지, 매번 이용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가급적 승용차를 이용했으면 한다.

JTBC는 언론으로서 온당한 보도시스템 자체가 바로섰다기보다는 앵커 손석희의 비중이 큰 매체이다. 사실 JTBC 기자들의 리포팅 능력은 공중파 기자들보다 다소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즉 매끄럽게 진행하진 못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리포팅 차원을 탓하기 보단 JTBC보도의 역사, 방송 경험이 짧다는 것이다.

다만, JTBC가 각종 의혹, 팩트 제보가 타 매체보다 원활할 수 있는 것은 시청자들이 손석희 앵커를 믿고 JTBC에 제보한다 할 수 있다. JTBC뉴스 데스크와 기자들이 펄쩍 뛸 일이기는 하나, 시청자 입장에선 솔직한 마음이다.

따라서 만에 하나, 손석희 앵커가 크고 작은 테러를 당해 뉴스 진행에 어려움이 생긴다면 기간이 짧든 길든 간에 시청자들이 느끼는 충격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손석희 앵커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식사 한번 한적 없지만 최근 JTBC뉴스를 볼 때 드는 생각이다.

TV조선이 내년 3월 방송통신위원회의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재승인의 여파로 최순실씨 취재가 최근 지지부진해진 것과 달리 같은 종편재승인 대상자인 JTBC는 회사의 명운을 걸고 보도한다고 할 수 있다.

만약, 방통위가 보복의 일환으로 JTBC 사업자 재승인을 하지 않을 경우 국민의 저항은 그 어느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언론사는 많으나 진실을 전하는 뉴스채널이 없다고 하는 지금, JTBC가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진실을 전하는 매체로 거듭나길 바란다. BBC, CNN, 뉴욕타임즈 같은 전 세계인이 인정하는 글로벌 언론사로 도약하길 바란다.

그런 차원에서 손석희 앵커에 대한 신변 보호는 강화되어야 한다.

 

발행인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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