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리스크관리 강화…대출금리 상승

▲ 금융당국은 자기자본비율이나 자산건전성에 비춰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은행을 중심으로 과도하게 늘지
 않도록 리스크관리를 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소비자경제=이창환 기자]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속도 조절 주문에 대출 관련 자체 리스크관리 강화에 나섰다.

은행들은 증가세가 가파른 중도금 대출과 신용대출을 포함한 일반 주택담보대출까지도 심사 잣대를 한층 깐깐하게 들이대거나 더 높은 가산금리를 적용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0일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나 자산건전성에 비춰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과도하게 늘지 않도록 리스크관리를 적절히 해달라고 지속해서 신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내부 가계대출 연간 목표치를 살피고 자산규모에 비해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가파른 금융회사를 상대로 특별점검 등의 리스크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자율적 목표 설정에 근거한 사실상의 총량 관리로 당국의 목표 설정은 아니다.

이는 하반기 주택시장에서도 분양물량이 대거 대기하고 있어 중도금 대출을 중심으로 한 신규 가계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국은행 집계를 보면 8월 한 달간 은행권 가계대출은 8조7천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 늘어 월간 기준 최대 증가치(작년 10월 9조원)에 육박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이어졌지만,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도 2조5천억원이나 늘어 2010년 5월(2조7천억원) 이후 사상 두 번째 증가 폭을 기록했다.

8월 이후 KB국민·우리·하나·신한·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 폭이 이전에 비해 9천억 가량 줄어드는 등 증가세가 소폭 둔화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8월부터 리스크관리 강화를 당부한 이후 은행들도 내부 판단에 따라 자체적으로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들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일부 주택담보대출 등에 가산금리를 소폭 높여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8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월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2.70%로, 8개월 만에 올랐다.

한국은행은 지난 6일 발표한 가계 대상 주택담보대출 태도지수 전망치를 -27로 두며, 마이너스를 기조를 이어갔다.

마이너스 전망치는 금리나 만기 연장 조건 등의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기관이 완화하겠다고 밝힌 기관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8·25 가계부채 대책에 따라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이달부터 중도금 대출 보증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추기로 한 것도 대출심사 강화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리스크를 10% 더 부담하는 은행들은 분양 사업장별로 대출금을 떼일 가능성이 없는지를 더 꼼꼼히 들여다보게 됐다.

일부 사업장은 은행이 시공사에 남은 10%의 연대보증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은행의 리스크관리가 개별 사업장의 사업성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만큼 분양 당첨자 입장에서 우량 사업장은 중도금 대출 조건이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게 은행권의 관측이다.

은행관련 한 담당자는 "부분보증 전환에 따라 집단대출 리스크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은행마다 고민하고 있다"며 "다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총부채상환비율을 개별 차주에 본격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분양시장 관행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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