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학생 30명 비밀 그룹 만들어 동료 여학생 성희롱

▲ 고려대 학생들이 카카오톡에 이어 페이스북에서도 또 '성희롱' 발언을 일삼은 사실이 알려졌다. (출처=픽사베이)

[소비자경제=이지연 기자] 고려대생들이 단톡방 성희롱에 이어 SNS 페이스북의 비밀그룹을 통해서도 동료 여학생들에게 성희롱을 해온 사실이 알려졌다.

3일 고려대와 학생들에 따르면 고려대의 한 학과 학생 30여명은 지난해 5월부터 페이스북에 고추밭이라는 이름의 비공개 그룹을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공개 그룹에서 학생들은 동료 여학생을 성적 대상화하고 성희롱성 발언을 일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게시물은 그룹 관리자가 제보를 받아서 올렸으나 일부는 그룹 회원이 직접 올리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대책위원회를 꾸려 학생회 등 교내 학생자치기구 등을 통해 사과를 요구했지만 대책위는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이 피해자들에게 추가 가해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은 피해 학생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알려달라' '누구에게 어떻게 사과해야 하는지 알려달라'고 말하는가 하면 이후 전달한 사과문에서도 해당 게시물이 지난해 1학기에 올라온 글이고 철저한 필터링을 했다며 가해 사실을 축소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관계자는 "양성평등센터에 사건이 신고되면 학칙 위반 등에 대한 조사를 거쳐 징계 필요성을 검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려대는 얼마 전, 남학생 8명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약 1년간 동료 여학생들을 실명으로 언급하며 성희롱한 사실이 내부 고발을 통해 밝혀졌다.

가해 학생들은 ‘○○○은 다 맛보려 하네’ ‘새따(새내기와 성관계를 뜻하는 줄임말) 해야 하는데’ ‘예쁜 애 있으면 (술을) 샷으로 먹이고 쿵떡쿵’ 등 성희롱 발언을 했고 지하철에서 여성의 사진을 몰래 찍고 이를 공유한 사례도 있었다.

가해 남학생 중에는 양성평등센터 서포터즈로 활동하거나 새내기 새로배움터에서 성평등지킴이 역할을 맡았던 학생도 포함돼 많은 비난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고려대는 사건 조사와 징계 조치를 위해 교육부총장 주재의 특별대책팀을 꾸리고 진상 조사에 나섰다.

 

이지연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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