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병·불면증, 우리 고유 음식과 가벼운 지압법으로 극복

▲ 계속되는 열대야로 불면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은 가운데, 불면증 해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대추’가 눈길을 끌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소비자경제=서예원 기자] 예부터 전해오는 민간요법이 모두 잘못된 것만은 아니다. 맹신해서는 안 되지만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오는 치료법으로 전문의도 인정하는 민간요법이 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여름철 심신을 지키기 위한 민간요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 푹푹 찌는 듯한 더위…보양식은?

전문가들은 무더운 여름철에 오히려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유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인체의 외부온도는 높은 반면 체감 온도는 낮을 수 있기 때문에 몸 안을 따뜻하게 하는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원리다.

여름철 보양식의 대표주자는 삼계탕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식품용 약재는 인삼, 황기, 대추 등이 대표적이다.

인삼은 옛 선조들이 여름철 음료수 대신 마셨던 ‘생맥산’의 주된 약재이기도 하다. 인삼은 지친 몸의 원기(元氣)를 회복하고, 소화기관의 기능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기는 인삼과 더불어 기를 보호하는 대표 약재로서, 땀을 줄이는 효능이 있다.

인삼과 황기를 함께 먹으면 땀을 흘린 후 허약해진 원기를 보호하면서 자칫 찬 음식을 과하게 섭취해 약해지기 쉬운 소화기관을 보호하는 이중의 효과가 있다.

한진우 인산한의원 원장은 “인삼과 황기는 예부터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애용돼 왔다”며 “따뜻한 음식물과 보양식을 통해 건강한 여름을 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두부의 차가운 성질을 이용한 ‘두부 해열 시트’는 어린아이를 둔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민간요법이다. (출처=픽사베이)

◆ 차가운 성질의 두부, 해열에 효과만점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에 밤마다 잠 못 이루게 하는 열대야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때문에 선풍기나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틀고 잠에 들었다가 감기에 걸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여름철 잦은 냉방기 사용은 몸의 조절기능을 약화시키고, 특히 피부 호흡 기능과 면역력이 약한 아기들은 외부 온도에 적응하지 못해 열감기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는데 해열 시트가 없다면 두부를 이용해 해열 시트를 만들 수 있다. 두부의 차가운 성질을 이용한 ‘두부 해열 시트’는 어린아이를 둔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민간요법이다.

두부 해열 시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두부와 밀가루, 거즈 또는 일회용 비닐봉지를 준비하고, 두부 반 모를 으깨어 밀가루 2스푼을 넣고 골고루 섞는다.

거즈를 펴서 이마에 붙이고 두부를 올려도 되지만 일회용 비닐봉지에 으깬 두부를 넣어 머리에 대면 움직임에도 흘러내리지 않는다.

두부의 주원료인 콩은 차가운 성질을 가진 음식재료고, 밀가루도 해열과 소염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 민간요법을 종종 사용한다는 주부 윤소연(28)씨는 “아이가 열이 날 때마다 의약품인 해열제를 계속 먹이는 게 마음에 걸려 인터넷을 검색해보고 두부 해열 시트를 알았다”며 “실제 효과가 있을뿐더러 아이가 거부하지 않고 쉽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여름철 냉방병…콧물이 멎지 않는다면

여름철 실내외 온도차 때문에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냉방병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몸이 으슬으슬 춥거나 피로와 권태감을 느낀다면 냉방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냉방병에 걸리면 두통이나 콧물, 코 막힘, 재채기, 근육통 등 다양한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특히 콧물이 많이 날 경우에는 한의학에서 인정하고, 또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계피, 오미자, 생강, 파(총백), 도꼬마리(창이자) 등이 좋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계피는 말초 혈관을 확장해 혈류량을 증가시키며 항염작용을 한다. 오미자는 기침이나 감기에 효과적이고, 생강은 기관지 염증이나 해열에 좋다. 파의 경우 항균, 항산화 효과가 있고, 도꼬마리는 알러지나 염증에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동의보감에 기록된 영향혈이나 합곡혈, 풍지혈 등을 자극함으로써 콧물을 멎게 하는 마사지 요법도 있다.

콧방울 양옆을 열이 날 정도로 문지르면 코의 혈액순환을 도와 콧물을 멎게 할 뿐 아니라 부드럽게 코를 풀 수 있게 도와준다. 미간이나 앞머리가 돋아난 곳까지 잇는 일직선을 엄지손가락으로 30~50차례 아래에서 위로 밀어 올리는 것도 효과적이다.

▲ 심신을 안정시켜 불면증을 개선시켜준다는 ‘신문혈’ 위치. (출처=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 표준경혈)

◆ 잠 못 드는 밤…열대야 극복하기

불면증에 좋은 음식으로는 대표적으로 대추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대추의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아 비위(脾胃)를 튼튼하게 하고, 기혈을 보충한다고 본다.

대추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불안과 불면을 없애주는 데 효과적이어서 보약이면서도 신경과 질환에 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몸이 허약해지는 시기에 신경이 예민해지고 감정 기복이 심한 경우, 마음이 불안하며 수면장애가 있는 경우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대추를 파 뿌리와 함께 달여 먹는 민간요법도 전해진다. 파뿌리는 발한(發汗) 작용을 해서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

대파의 흰 뿌리 부분 5개와 대추 10개를 달여서 잠들기 전에 마시면 좋다. 일주일 정도는 꾸준히 마셔줘야 효과가 나타난다.

고석재 강동 경희대병원 소화기보양클리닉 교수는 “최근 전국적으로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한의학적으로 대추와 영지버섯, 꿀 등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불면을 없애주는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혈자리 지압법을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양 관자놀이인 ‘태양혈’과 양 가슴 사이의 ‘단중혈’은 불면증만이 아니라 답답함, 두통에도 좋다.

또한 바깥쪽 복숭아뼈 중심선 바로 아래 오목하게 들어간 ‘신맥혈’과 안쪽 복숭아뼈 중심선 바로 아래 오목하게 들어간 ‘조해혈’을 엄지손가락으로 3초 정도 눌러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고 교수는 “새끼손가락에서 이어진 손목에 있는 ‘신문혈’도 마음의 안정시키고 불안을 없애주는 대표적인 혈자리”라며 “집에서도 손쉽게 시도할 수 있는 지압법을 익혀 불면증을 개선시키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예원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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