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 2018.02.20  update : 2018.2.19 월 17:31
소비자경제신문
상단여백
HOME 라이프 차차차'車車車'
보상 나선 폭스바겐, 韓만 차별하는 이유는폭스바겐, “미국만 되고 한국은 안 돼”…뿔난 소비자들 비난 봇물
▲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사태 관련, 미국 소비자에게 보상하겠다고 나섰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어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서울 강남일대 폭스바겐 전시장. (출처=포커스뉴스)

[소비자경제신문=정명섭 기자]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사태 관련, 미국 소비자에게 보상하겠다고 나섰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어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 폭스바겐 차량 소유주들의 비판이 거센 가운데 전문가들은 한국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폭스바겐은 미국의 피해고객과 환경오염에 대한 배상액으로 153억 달러(한화로 약 17조9000억원 규모)을 지급하는데 합의했다. 문제의 폭스바겐 차량 구매자 47만5000명은 591만원에서 1100만원 가량의 배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폭스바겐 측이 미국에는 거액의 보상안에 합의했지만 한국에는 여전히 잠잠한 모습을 보여 한국 고객을 차별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폭스바겐의 공식 입장은 “한국과 유럽에서는 법적으로 배출가스 소프트웨어 조작에 해당하지 않고 미국에서만 문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배출가스 허용 기준이 한국·유럽에 비해 훨씬 엄격하고 차량 구조도 다르고, 이외의 국가에서 법률·규정에 적용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 해명의 주된 내용이다. 이에 따라 리콜 외에는 별도의 보상을 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 소비자들 입장에선 차별을 받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농락’이라는 과격한 단어를 사용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배출가스를 고의로 조작한 불법 차량을 판매했다는 점에서 국가를 막론하고 사태의 본질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선 폭스바겐이 한국 시장을 외면하고 있는데 대해 타 국가에 비해 작은 내수 시장을 지목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폭스바겐의 국내 판매량은 1만629대로,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판매량(65만5000대)의 1.6%에 불과하다. 또한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가 내수를 장악하고 있어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도 녹록치 않다. 폭스바겐 입장에선 한국 시장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다.

▲ 폭스바겐 티구안. 배출가스 조작사건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올해 20만대 판매 고지를 넘어섰다. (출처=폭스바겐)

폭스바겐그룹 전체로 보면 세계 자동차 판매 규모 1000만대 중 한국 시장은 0.7%에 불과하다. 불매운동을 벌이더라도 독일 본사가 받을 영향은 작은 수준이고, 판매 시장은 타 국가로 넘기면 그만인 것이다. 또한 인구가 많은 나라일수록 보유대수도 가파르게 늘어나는데, 한국은 인구가 적고 내수가 포화돼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도 한계가 보이는 시장이라는 점도 폭스바겐 입장에서 외면할 수 있는 요인이다.

김관수 자동차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자동차 시장이 미국이나 EU국가 등에 비해 작은 것이 사실”이라며 “자동차회사가 자사의 도움이 되는 시장에 온갖 정성을 쏟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국내 소비자들이 유난히 외제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이후 판매량 감소를 우려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실시해 호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실제로 폭스바겐은 한국서 판매량이 급감하자 전 차종 무이자 할부에 최대 1800만원 할인 판매를 실시했고, 지난해 11월에는 4517대를 팔아 국내 시장 진출 이후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65.6%나 급증한 수치다. 이어 올해 3월에도 대대적으로 차량 가격을 할인해 전체 판매량이 12.2% 확대됐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이 불법행위를 무마하기 위해 할인행사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수입차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외제차 선호는 남다르다. 대폭 할인된 가격에 폭스바겐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오히려 이 상황을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며 “조작된 디젤가스가 한국의 대기를 오염시키고, 결국 국민들의 건강도 악화시킨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국내 운전자들의 현명한 소비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만 싸게 사면 된다’는 인식을 버려야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는 일부 기업들을 징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폭스바겐 사태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집단소송제도’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손해배상에 대한 입증 책임이 소비자에게 있어 대기업을 상대로한 소송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관계자는 “정부는 소비자들의 피해구제를 위한 실질적인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에 대한 고민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며 “폭스바겐그룹이 미국 소비자에게 즉각적인 보상을 실시한 것은 집단소송제도의 존재와도 관련이 있다. 소비자들이 정당하게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명섭 기자 npce@dailycnc.com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명섭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칼럼
[윤대우 칼럼] ‘남산 안기부,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아서’

[소비자경제신문=윤대우 기자] 장안의 화제작 ‘1987’을 보고 영화 속에 등장한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에 직접 가보고 싶었다. 창피한 고백이지만 1987년 6월 항쟁의 분수령이 된 그곳을 여태껏 한 번도 못 찾았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롯데리아 본사 바로 옆 건물이란 사실도 최근에 알았다.동시에 남산 국가안전기획부 옛 5별관(대공수사국) 건물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잘 알다시피 치안본부의 상급 기관은 안기부였다. 영화 속 박 처장(김윤석 분)에게 지시했던 문성근 역할은 바로 ‘나는 새로 떨어뜨렸다’는 안기부장이다

[이동주 의학 칼럼] '배부른 돼지의 이야기'

[소비자경제신문=칼럼] 어느 정권에서나 의사들은 돈만 밝히는 나쁜 놈들이라는 인식은 공통적인 프레임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의사들의 주장은 언제나 ‘배부른 돼지’들의 투정으로 여겨집니다. 얼마 전에 광화문에서 문재인 케어를 반대하는 의사들의 집회가 있었습니다만 이를 보도하는 신문기사의 댓글들을 보면 이러한 국민들의 정서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너희들은 도대체 돈을 얼마를 더 벌어야 만족하겠느냐’는 댓글들이 수두룩하며, 국민들 의료비 싸게 해주겠다는 정책인데도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자기네들 수입이 줄까봐 집단행동까지

[박재형 법률칼럼] 인터넷 방송에 대한 규제 논의를 보고

[소비자경제신문 칼럼] 최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 과정에서,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 티비 방송 컨탠츠들의 폭력성, 음란성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시청자의 BJ에 대한 후원 수단인 별풍선이 방송의 폭력성, 음란성을 부추기는 주 원인이라며, 이에 대한 규제를 요청했습니다.이러한 의원들의 주장을 보면, BJ는 시청자들이 방송 중 실시간으로 선물할 수 있는 후원금인 별풍선을 주 수입원으로 하는데, BJ들이 별풍선을 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점점 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방송을

[데스크칼럼] '현대판 음서제' 온상이 된 공직유관단체들의 채용비리

[소비자경제신문 칼럼] 아직도 정부 부처 산하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공직 유관단체 정규직을 선발하는 과정에 특혜 채용 비리가 판을 치고 있다. 이달 11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지난해 말 공직유관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채용비리 특별점검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5년 동안 채용이 없었던 16개 단체를 제외한 256개 단체 중 200개 단체에서 채용비리가 946건에 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정지원, 임원 선임 승인 등을 받아야 하는 공직유관단체가 현대판 음서제도가 판을 치는 온상으로 변질됐던 셈이다. 채용비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