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 2017.10.21  update : 2017.10.21 토 06:47
소비자경제신문
상단여백
HOME 라이프 차차차'車車車'
보상 나선 폭스바겐, 韓만 차별하는 이유는폭스바겐, “미국만 되고 한국은 안 돼”…뿔난 소비자들 비난 봇물
▲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사태 관련, 미국 소비자에게 보상하겠다고 나섰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어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서울 강남일대 폭스바겐 전시장. (출처=포커스뉴스)

[소비자경제신문=정명섭 기자]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사태 관련, 미국 소비자에게 보상하겠다고 나섰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어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 폭스바겐 차량 소유주들의 비판이 거센 가운데 전문가들은 한국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폭스바겐은 미국의 피해고객과 환경오염에 대한 배상액으로 153억 달러(한화로 약 17조9000억원 규모)을 지급하는데 합의했다. 문제의 폭스바겐 차량 구매자 47만5000명은 591만원에서 1100만원 가량의 배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폭스바겐 측이 미국에는 거액의 보상안에 합의했지만 한국에는 여전히 잠잠한 모습을 보여 한국 고객을 차별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폭스바겐의 공식 입장은 “한국과 유럽에서는 법적으로 배출가스 소프트웨어 조작에 해당하지 않고 미국에서만 문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배출가스 허용 기준이 한국·유럽에 비해 훨씬 엄격하고 차량 구조도 다르고, 이외의 국가에서 법률·규정에 적용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 해명의 주된 내용이다. 이에 따라 리콜 외에는 별도의 보상을 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 소비자들 입장에선 차별을 받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농락’이라는 과격한 단어를 사용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배출가스를 고의로 조작한 불법 차량을 판매했다는 점에서 국가를 막론하고 사태의 본질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선 폭스바겐이 한국 시장을 외면하고 있는데 대해 타 국가에 비해 작은 내수 시장을 지목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폭스바겐의 국내 판매량은 1만629대로,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판매량(65만5000대)의 1.6%에 불과하다. 또한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가 내수를 장악하고 있어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도 녹록치 않다. 폭스바겐 입장에선 한국 시장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다.

▲ 폭스바겐 티구안. 배출가스 조작사건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올해 20만대 판매 고지를 넘어섰다. (출처=폭스바겐)

폭스바겐그룹 전체로 보면 세계 자동차 판매 규모 1000만대 중 한국 시장은 0.7%에 불과하다. 불매운동을 벌이더라도 독일 본사가 받을 영향은 작은 수준이고, 판매 시장은 타 국가로 넘기면 그만인 것이다. 또한 인구가 많은 나라일수록 보유대수도 가파르게 늘어나는데, 한국은 인구가 적고 내수가 포화돼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도 한계가 보이는 시장이라는 점도 폭스바겐 입장에서 외면할 수 있는 요인이다.

김관수 자동차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자동차 시장이 미국이나 EU국가 등에 비해 작은 것이 사실”이라며 “자동차회사가 자사의 도움이 되는 시장에 온갖 정성을 쏟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국내 소비자들이 유난히 외제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이후 판매량 감소를 우려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실시해 호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실제로 폭스바겐은 한국서 판매량이 급감하자 전 차종 무이자 할부에 최대 1800만원 할인 판매를 실시했고, 지난해 11월에는 4517대를 팔아 국내 시장 진출 이후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65.6%나 급증한 수치다. 이어 올해 3월에도 대대적으로 차량 가격을 할인해 전체 판매량이 12.2% 확대됐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이 불법행위를 무마하기 위해 할인행사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수입차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외제차 선호는 남다르다. 대폭 할인된 가격에 폭스바겐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오히려 이 상황을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며 “조작된 디젤가스가 한국의 대기를 오염시키고, 결국 국민들의 건강도 악화시킨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국내 운전자들의 현명한 소비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만 싸게 사면 된다’는 인식을 버려야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는 일부 기업들을 징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폭스바겐 사태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집단소송제도’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손해배상에 대한 입증 책임이 소비자에게 있어 대기업을 상대로한 소송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관계자는 “정부는 소비자들의 피해구제를 위한 실질적인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에 대한 고민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며 “폭스바겐그룹이 미국 소비자에게 즉각적인 보상을 실시한 것은 집단소송제도의 존재와도 관련이 있다. 소비자들이 정당하게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명섭 기자 npce@dailycnc.com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명섭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칼럼
[새벽 에세이] “인류 아마겟돈, 한반도 아니길”

[소비자경제신문 칼럼] 북한이 쏜 ICBM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관통해 태평양에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생각났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남북한이 일본의 공격에 맞서 태백산에 꽁꽁 숨겨놨던 핵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미사일은 도쿄 상공을 가로질러 인근 무인도에 떨어진다. 일본을 마지막까지도 용서하는 끝 부분에서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소설과 달리 어느 날 북한 핵미사일이 일본이 아닌 광화문이나 서초구 하늘에서 떨어진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에 있는 모든 사람은 30초 이내 가

[이동주 의학 칼럼] 살충제 계란과 메르스

[소비자경제신문 칼럼] 저의 아버지는 양계장을 하셨었습니다. 지금 저의 병원이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아버지의 양계장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도 저를 ‘양계장집 막내아들’로 기억하시는 어르신들이 종종 병원을 찾아주십니다. 저 또한 지금은 진료실에서 환자를 보는 일을 하고 있지만 어릴 때는 아버지를 도와 닭 사료 주는 일, 계란 걷는 일, 닭똥 치우는 일 등 양계장일을 적지 않게 도우며 자랐기 때문에 저는 아직도 의사보다 ‘양계장집 막내아들’이 더 익숙한 것 같습니다.그래서인지 양계장에 관련된 얘기가 들려오면 아직도 저는 우리집 얘

[박재형 법률 칼럼] 미성년 범죄자는 어디까지 보호받아야 하나

[소비자경제신문 칼럼] 얼마 전 여중생이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유인하여 잔인하게 살인한 사건이 발생하여 전 국민을 경악시켰습니다. 그런데 국민들이 그 충격으로부터 채 벗어나기도 전인 최근, 여중생들이 또래 여학생을 심하게 폭행한 사건이 알려지며 다시 한 번 국민들을 충격에 빠지게 하였습니다.앞에서 언급한 일련의 사건들이 더욱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는 것은, 이렇게 잔혹한 범죄의 가해자들이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성인보다 낮은 형을 선고 받거나, 심지어 형사 처벌을 전혀 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현재 대한민국 형법 제9조는 “

[데스크칼럼] 내로남불의 덫에 걸린 ‘슈퍼 공수처’

[소비자경제신문 칼럼]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내걸었던 대선공약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이 가시화되고 있다. 대선 전에는 가칭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로 불렸다.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18일 발표한 공수처 구성의 밑그림을 살펴보면 공수처장과 그 아래로 차장을 두고 검사 30~50명, 수사관 50~70명 수사인원을 갖춰 최대 122명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공수처의 수사대상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원,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대법관, 헌법재판관, 광역지방단체장과 교육감 등 외에도

[데스크칼럼]부동산투기 잡으려면?…보유세 과세강화가 ‘상수’

[소비자경제신문 칼럼] 2채 이상 집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요즘 고민이 많을 것이다...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