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구병 집단 발병에 속수무책 어린이집

▲ 어느 어린이집의 텅 빈 교실(출처=포커스뉴스)

[소비자경제=강연주 기자] 소극적인 어린이집의 감염병 대처로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감염병 대비에 대한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의 규제도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름은 감염병의 계절이다. 그만큼 여름에 유행하는 감염병의 수도 많고 감염될 우려도 높기 때문이다. 면역력에 취약한 영유아 아이들이 오전, 오후 내내 생활하는 어린이집에서는 이러한 걱정이 더욱 크다.

여름철에 접어들자 수족구병이 유행이다. 수족구병은 영유아가 많이 걸리는 질환으로 혀, 잇몸, 뺨의 안쪽 점막과 손, 발등에 수포성 발진이 생기는 유행병이다.

이 병은 쉽게 낫지만 아이가 음식을 먹지 못하고 울거나 전염성으로 인해 어린이집 같은 보육기관에 갈 수 없어 부모에게는 곤란한 질환 중 하나다.

수족구병은 주로 침, 가래, 코 등 사람의 호흡기 분비물 또는 대변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감염된다. 따라서 이 유행병은 5세 이하의 어린이가 집단생활을 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주로 전파된다.

이 유행병의 주요 감염자인 5세 이하 영유아는 면역력이 낮기 때문에 주요 감염지인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더욱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어린이집에서는 감염병 대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학부모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어린이집에 몇 명의 원생이 병에 걸렸는지를 숨기고 잘 알려주려 하지 않는 것이다.

앞의 A양의 부모 홍씨는 “몇 명의 아이들이나 걸렸는지 알고 싶은데 감염되는 아이가 하나 둘 늘어나니까 어린이집에서 잘 알려주지 않는다”며, “뭔가 숨기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으니까 어린이집 위생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는 건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어린이들이 집단생활을 하는 곳이다. 따라서 감염병에 대한 위생관리와 대처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비교적 쉽게 낫는 수족구는 괜찮지만 지난해 메르스와 같이 치명적인 감염병이 유발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서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 권고하고 있는 감염병 대처법은 허술하다. 수족구병의 경우 지정 감염병으로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가정통신문 또한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이다.

보건복지부는 유치원, 어린이집, 소아과 등에 예방 수칙을 전달할뿐 이에 대한 시행령을 내리거나 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2015년 7월 메르스 이후 감염병 대응 시행령이 지정되면서 정보 공개를 함으로써 국민에게 알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수족구의 경우 표본감식을 통해서만 통계가 집계되고 어린이집, 학교, 유치원까지 파악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다른 어린이집 등에서의 감염병 대책에 대해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같은 학생들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는 학부모의 문의가 있거나 기관장이 판단하기에 필요하다면 주의 가정통신문을 보내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연주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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