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과 제품 가격 연동 안돼…소비자에게 부담 전가

▲ 생필품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있어 소비자 부담이 늘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소비자경제=이지연 기자]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소비자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생필품 가격은 여전히 오르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신과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생리대 판매 기업 유한킴벌리가 6월부터 보통 6000원에서 9000원 정도의 생리대 가격을 8% 올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소비자들과 여론의 비난이 쏟아졌다.

생리대 제조에 사용되는 펄프는 2010년 대비 2016년 4월 29.6%, 부직포는 동기간 7.6%나 하락했지만 오히려 생리대 가격은 올랐기 때문이다. 결국 유한킴벌리는 생리대 가격인상을 철회했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생필품 가격을 조금씩 올리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생리대뿐만 아니라 많은 생필품들의 원자재 가격은 떨어지고 있는 반면 제품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4월까지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10.6%나 상승했다. 생리대는 25.6%, 화장지는 5.9%, 기저귀는 8.7% 인상됐다.

이처럼 대부분의 생필품 원재료 가격은 2012년 이후 꾸준히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4년 대비 2015년 평균 가격증감률은 원재료가 3.2% 하락했지만 소비자가는 0.8% 상승했다.

화장지와 기저귀의 주원료인 부직포의 생산자 물가지수는 지난 3월 기준 톤 당 565달러로 떨어지며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오히려 제품가격은 올랐다. 분유도 우유 재고량이 2012년 9만 6323t에서 현재 24만 2874t으로 152.1%나 증가했지만 분유 가격은 오히려 12.2% 올랐다.

소비자 박 모씨(26)는 "자취를 해서 생필품을 자주 구매를 하는데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는 것 같아 부담된다"며 "생활비의 대부분이 먹거리나 생활용품같은 생필품으로 나가는데, 가격이 이대로 계속 오른다면 더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생필품 가격을 낮춰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기업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원자재 가격이 2012년 계속해서 하락해왔는데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생필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며 “과거에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기업들이 이를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했는데 2012년 이후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을 때는 이를 이윤으로만 가져가고 소비자들에게는 환원을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자재 가격이 제품 가격과 연동되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 제무재표를 보면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이익을 몇몇 기업들이 수익을 가져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주주들에게 주는 배당금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공유해주지 않고 가격인상으로 부담을 전가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생필품 가격이 인상되면 가장 먼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생리대 사례와 같은 저소득층 소비자다. 그러나 기업들의 가격 정책까지 일일이 간섭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보건복지부 기초생활보장과 관계자는 “최근 생리대 사건처럼 저소득층 청소년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 그 사례자의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어서 명확히 말하긴 어렵다”며 “원자재가격이 내려가고 제품 가격은 올라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시장 가격 자체에 대한 통제나 규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각지대 문제는 여전히 나오고 있지만 정부에서도 부처별로 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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