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끝나야 가능한 냉장고 청소…현실적 어려움 많아

▲ 냉장고는 청소 시 많은 음식물을 따로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매장 주인들이 주기적인 청소를 꺼리고 있다.

[소비자경제=서예원 기자] 날씨가 급격히 무더워지며 여름철 불청객 ‘식중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주기적인 냉장고 청소가 이뤄지지 않는 외식업장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식중독의 주원인 중 하나는 냉장고의 불량한 위생상태가 꼽힌다. 반찬에서 새어나온 음식물찌꺼기로 인해 냉장고 내부가 오염되고, 이러한 상태가 장기간 유지되면 식중독균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냉장고 문을 여닫다보면 뜨거운 공기와 빈번하게 접촉해 결로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로 인한 물기가 곰팡이나 세균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전문가들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곰팡이를 억제하기 위해선 주기적인 청소를 통해 냉장고 내부를 청결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냉장고 서비스센터 기사로 7년째 근무 중인 이 모(31·남)씨는 “냉장고 내 세균의 성장을 둔화시키려면 내부 온도 4도가 적당한데 오히려 일부 균종은 냉장고처럼 시원하고 습한 환경을 좋아할 수 있기 때문에 온도를 낮추기만 한다고 해서 내부 세균이 모두 죽는다고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냉장고를 세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냉장고 안에 있는 식재료나 식재용기를 꺼내 바닥부터 닦고, 따뜻한 물에 비누나 베이킹소다를 섞어 냉장고를 청소한 뒤 수건으로 물기가 남지 않게 닦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베이킹소다와 식초, 물을 1:1:1 비율로 섞어 세정제를 만들면 살균 효과와 탈취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일반 가정집의 경우 냉장고를 청소하는 동안 음식물이 상하지 않도록 아이스박스 등에 옮겨 놓지만 일반 업소 등은 내용물이 워낙 많다보니 대대적으로 청소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냉장고의 불량한 위생상태가 식중독의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 냉장고 문을 여닫으면서 생기는 물기는 곰팡이나 세균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실제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많은 양의 음식물을 보관하는 반면 눈에 보이지 않아 위생상태 점검이 실질적으로 어려운 업소용 냉장고다.

냉장고 청소를 위해선 음식물을 다른 곳에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뿐만 아니라 4~7만원가량의 청소비용을 줄이기 위해 업소 사장들이 주기적인 점검 및 청소를 꺼리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커피전문점을 운영 중인 윤 모(여·53)씨는 지난 2010년 오픈 후 3개월마다 청소대행업체를 불러 매장 냉동고, 냉장고, 쇼케이스 등을 청소했지만 작년 영업시간을 새벽 1시로 늘리며 현실적인 어려움이 부닥쳤다.

윤씨는 “냉장고 내부 온도가 자꾸 올라간다거나 때로는 얼음이 생기는 일이 잦아 수리업체에 문의했더니 외부 냉각기와 팬에 먼지가 많아 성능이 떨어진 거라고 하더라”며 “정기적으로 청소하지 않으면 냉장고가 최상의 상태로 작동하지 않을뿐더러 위생상으로도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현실적으로 자주 청소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매장에 냉장고가 3개 있어 한 곳을 청소하는 동안 다른 냉장고에 옮겨놓을 수도 있겠지만 냉장고마다 취급하는 내용물이 다르고 온도도 다르다보니 현실적으로 청소를 맡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매장이 영업시간이 새벽 1시까지인데 그 이후에 냉장고를 청소를 맡기게 되면 시간이 늦어 (수리 및 청소 대행)기사님들을 부르기도 애매하고 늦은 시간까지 종업원들에 추가 근무를 시키는 것도 힘들다”고 설명했다.

▲ 일반 업소용 냉장고는 청소 및 관리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워 소비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청소대행업체 직원 김현진(35·남)씨는 “기본적으로 냉장고 내·외부를 청소하기 위해선 4~6시간 정도는 (내용물을 모두 꺼내) 냉장고를 비우고 청소를 시작해야 한다”며 “그렇다보니 보통 외식업장의 영업이 끝나는 밤이나 새벽에 청소를 시작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에는 24시간 운영되는 외식업장이 많다보니 냉장고 청소에 더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정기적으로 내부와 외부를 모두 청소하는 게 위생이나 성능을 위해서 좋지만 1년이 넘도록 점검하지 않는 가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각종 식재료를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 냉장고 내부는 물론,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냉각기나 팬 등 외부장치의 청결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예원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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