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업체들, 카쉐어링에 대규모 투자…신차 판매량 감소에 대한 우려 시각 존재

▲ 자동차업계에도 ‘공유’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각 완성차업체들은 카쉐어링 업체와 사업 협력을 모색하거나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스마트폰으로 카쉐어링 정보를 찾고 있는 모습 (출처=쏘카)

[소비자경제=정명섭 기자] 자동차업계에도 ‘공유’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각 완성차업체들은 카쉐어링 업체와 사업 협력을 모색하거나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미래 자동차 시장 트렌드가 카쉐어링에 기울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시장을 휩쓸고 있는 공유경제가 자동차 시장에 긍정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업계 전문가들의 입장은 양 갈래로 나뉘어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독일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이 유럽 최대 택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업체인 게트(Gett)에 3억 달러를 투자한다. 게트는 이스라엘 택시앱 업체로 전 세계에서 10만대, 런던에서만 1만1000만대의 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체 도요타는 차량 공유서비스업체 우버와 손을 맞잡았다. 두 업체는 MOU를 통해 카쉐어링 분야에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게 된다. 도요타가 우버에 차량을 빌려준 후, 수익 일부에서 임대료를 받게 된다.

▲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의 캐릭터 차량 (출처=그린카)

제너럴모터스(GM)는 이에 앞서 차량공유업체인 리프트에 5억 달러를 투자했고 독일 다임러도 2014년 일찌감치 차량공유 서비스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이달부터 북미, 유럽 및 아시아 전역에서 카셰어링와 카헤일링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카헤일링은 이동을 원하는 소비자와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자동차 공유 서비스에 속속 진출하는 이유는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예측되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발표한 ‘글로벌 메가시티의 모빌리티 생태계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과 런던, 파리 등 전 세계 주요 대도시에서 자동차가 감소하고 있다.

높은 유지비, 주차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자동차를 공유하는 이용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580만명의 인구가 8만6000여대의 차량을 함께 쓰고 있다. 연간 공유시간은 25억분이고 매출액은 7억3000만달러 수준이다.

미래 자동차 시장 트렌드가 ‘공유경제’ 방향으로 기울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특히 이 시장은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특성과 결합해 폭발적으로 이용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를 굳이 구매하지 않아도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개발되면서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모바일 특화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러한 추세는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업체 또한 관련 사업에 진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지엠은 국내 대표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쏘카’와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현대자동차는 그린카와 손잡고 아이오닉 무료 시승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카쉐어링의 성장 가능성이 확인됐지만 전체 자동차 시장에는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카쉐어링의 등장으로 개인은 차량을 구매해 소유하지 않아도 자동차를 대여할 수 있게 됐다. 자동차를 공유해서 이용하게 되면 그만큼 신차 판매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전체 자동차 시장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카쉐어링이 신차 판매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정반대의 주장도 있다. 카쉐어링에 사용되는 차량은 일반 소비자의 차량보다 주행거리가 몇 배 이상 길어 차량 수명은 짧다. 이에 따라 자동차 교체주기가 줄어들면서 신차 판매는 결국 올라가게 된다는 지적이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쉐어링이 신차 판매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긴 하지만 차량 가동률 증가로 차량 교체주기가 빨라질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자동차 판매에는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명섭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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