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결국 맛과 품질이 소비자 선택 결정할 것” 지적

▲ 국내 도시락 업계 1위 한솥도시락은 재료 강화와 매장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출처=한솥도시락 페이스북)

[소비자경제=서예원 기자] 편의점 도시락의 열기가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해외 브랜드 도시락까지 국내로 상륙하며 기존 도시락 전문점들이 자구책 찾기에 발 벗고 나섰다.

최근 일본에선 면 대신 야채를 가득 채운 짬뽕, 밥 대신 브로콜리를 넣어 포만감을 더한 도시락 등 탄수화물을 줄인 메뉴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국내서도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층을 공략해 탄수화물을 대폭 줄인 ‘샐러드 도시락’이나 ‘샐러드 우동’ 등의 메뉴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비록 수요가 많지는 않더라도 도시락 업계가 소비자들의 선호에 맞게 메뉴 다양화를 추구하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1~2인 가구의 증가로 도시락 시장 자체가 커진 반면 기존의 도시락 전문 업체뿐 아니라 편의점, 해외 브랜드 등 경쟁업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편의점 도시락’은 올해 들어 매출 성장률이 세자릿수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규모는 2년새 2.5배 향상한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백종원 도시락’을 내세운 편의점 CU(씨유)의 올해 1분기 도시락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205.7% 급증했다. 같은 기간 ‘김혜자 도시락’의 GS25는 103.5%, ‘혜리 도시락’의 세븐일레븐은 작년 동기대비 3배인 194.6% 증가를 기록했다.

▲ 편의점도시락은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메뉴로 지난해부터 꾸준한 매출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CU편의점의 백종원 도시락

특히 최근에는 ‘저렴한 가격 차별화된 프리미엄 도시락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3500원 이상 제품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편의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경쟁상대는 다른 편의점이 아닌 도시락 전문점까지 확대됐다”며 “접근성과 우수한 가성비를 내세워 도시락 시장의 신흥강자답게 더 많은 고객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일본 최대 도시락 업체인 호토모토가 올해 본격적으로 한국 가맹점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하며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일본 도시락 브랜드 호토모토가 한국에 진출하며 국내 도시락 시장 내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은 호토모토 마쿠노우치 도시락

호토모토는 일본에서 점포 2700여개를 운영하며 터득한 노하우와 독자적인 시스템으로 한국 도시락업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호토모토가 한국 도시락 시장에 진출하며 우선적인 경쟁상대로 지목한 것은 ‘한솥’이다. 냉장상태로 유지되는 편의점 도시락과 달리 도시락 전문점에서는 주문 즉시 조리를 시작해 신선한 제품을 내놓는다는 차별점 때문이다.

호토모토 관계자는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외식업계가 위축된 동시에 1인 가구의 가정간편식 시장이 매년 확대되고 있다”며 “타깃에 맞는 상품을 투입해 고객만족도와 함께 내점 빈도를 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고정 고객은 치킨타르 야끼소바, 제육김치 등 실속 메뉴를 찾는 반면 여성 시니어층은 마쿠노우치, 하카타우동 등 건강을 지향하는 계절상품을 선호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 한솥도시락은 ‘식자재 실명제’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 (출처=한솥도시락 페이스북)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도시락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한솥도시락’과 2인자 ‘본도시락’의 방어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시락 전문업체 1위인 한솥도시락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7% 가량 소폭 증가한 859억7788만원이었다. 지난 2013년 25%, 2012년 15%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던 것과는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본도시락의 매출 역시 지난해 전년대비 16%(609억원) 증가했지만 2014년 매출 증가율 20.1%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위기에 봉착한 국내 도시락 전문업체들이 경쟁 도시락과 차별화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한솥도시락 관계자는 “편의점 도시락, 해외 브랜드 등 도시락 시장 전체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한솥도시락은 좋은 식자재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메뉴개발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좋은 식재료를 엄선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식자재 실명제’를 유지해 고객 신뢰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솥도시락의 식자재 실명제는 재배지역과 생산에 참여한 농부, 생산과정 등을 매장에 공개해 식품 안전성을 높인 시스템이다.

더불어 도시락 단가를 맞추기 위해 사용돼온 혼합미 대신 단일 원료인 쌀로 만든 ‘한솥 무세미’를 출시하고, 무농약·무비료로 자연재배한 생두로 만든 ‘찬차마요’ 커피를 선보이는 등 ‘건강한 재료’를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솥도시락은 재료 강화뿐만 아니라 매장확대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해 가맹점 모집을 통해 기존 670여개 점포에 100여개를 추가하고, 2020년까지 1000개 점포로 확대하겠다는 각오다.

▲ (왼쪽부터) 다이어트 닭가슴살 도시락, 달래 불고기 잡채 도시락 (출처=본도시락)

업계 2위인 본도시락 역시 시장 경쟁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특히 기존의 저가 위주로 구성된 도시락 시장에서 프리미엄 도시락이라는 틈새시장을 선점해 차별화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실제 본도시락의 주력상품은 ‘품격을 담은 시간’은 1만900~1만9900원, ‘건강을 담은 시간’은 5100~8900원, ‘계절을 담은 시간’은 6200~6700원 등으로 편의점 도시락보다 훨씬 비싸다.

본도시락 관계자는 “비교적 높은 가격대임에도 불구하고 제철 식재료 및 프리미엄 식재료를 사용한 메뉴 차별화를 인정받아 고객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용기 개발, 배달 및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제공에 힘써 도시락 전문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도시락 전문점의 메뉴와 편의점 도시락이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의 편의점업계는 대형 유통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량 조리나 구매를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의 최종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맛과 품질 향상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경쟁이 치열한 동시에 시장의 파이가 커진 만큼 업계가 그야말로 ‘호황’에 접어들었다는 것. 때문에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예원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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