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마케팅 전략 vs 35년간 운영 노하우

▲ 이달 18일 문을 연 신세계면세점. 신세계는 명동에서 업계 2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출처=신세계면세점)

[소비자경제=이지연 기자] 명동에 신세계면세점이 오픈하면서 35년간 이곳을 지켜왔던 롯데면세점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신세계가 과연 롯데를 누르고 새로운 명동 면세점 승자로 거듭날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남대문 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내세운 신세계는 롯데와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 비교 자체가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 18일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에 면세점이 새롭게 들어서면서 같은 명동 지역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소공점과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내 백화점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 간 경쟁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치열한 접전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국내 면세점 업계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신세계를 어떻게 방어하고 기존 고객들을 붙잡을 수 있을지 이에 맞서는 신세계면세점이 어떤 전략으로 신규 고객들을 유치하고 성장할 수 있을지가 주목할 부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에 오픈한 신세계면세점은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3대 명품 매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단점을 갖고 있지만 600여개의 브랜드 입점에 성공했다.

기존 면세점 업계들이 해외 관광객들을 겨냥한 명품 브랜드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면 신세계는 뷰티존, 기프트샵, 캐릭터샵 등 세 종류의 K컬쳐 콘텐츠를 마련해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한류 문화를 전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면세점관계자는 “우리는 아직 명품 빅3를 유치하지 못했지만 계속해서 협의 중”이라며 “문화, 예술, 캐릭터, 공예 등의 분야에서 전문관을 열고 유명 작가를 발굴해 품격있는 한국 상품들을 따로 판매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늘려나갈 예정이지만, 관광객들이 가장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분야인 뷰티 제품들을 200여개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브랜드 유치 면에서는 아직 롯데면세점에 뒤처지고 있지만 영업면적은 더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 신세계백화점 신관 8층부터 12층까지 위치해있으며 이는 영업면적 총 1만 5138㎡(4580평) 규모로 롯데면세점의 면적인 1만3355㎡(4040평)보다 더 넓다. 주차시설도 백화점, 내외부 주차장까지 합하면 6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 롯데면세점 본점 전경. 롯데는 35년간 이곳에서 면세점을 운영해왔다. (출처=롯데면세점)

하지만 이러한 넓은 면적도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확장공사를 마치면 뒤바뀌게 된다. 롯데면세점은 리뉴얼이 완료되면 롯데백화점 본점 9층~11층에 더해 12층까지 매장을 늘리고 기존보다 2760㎡(835평)을 늘린 16,115㎡(4875평)으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롯데면세점은 넓은 영업면적만큼이나 많은 브랜드들이 입점돼 있다. 3대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본점에 620여개의 브랜드가 입점돼 있다.

앞으로도 SABON, DARPHIN, TOMFORD, URBAN DECAY, 손앤박, 클리오, 에이지투웨니 등 추가브랜드 입점을 추진 중이고 설화수, 후 등 유커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20개 브랜드 매장 면적도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약 35년동안 명동 지역에서 쌓아왔던 운영 노하우와 해외 여행객간의 끈끈한 관계를 내세우며 신세계와의 경쟁이 위기로 다가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들에게 인지도 면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다. 물론 신세계도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치겠지만 브랜드를 중요시하는 중국인들에게는 아직까지 우리가 유리하다”며 “앞으로 계속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으로 고객 유치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신세계 오픈에 관해 특별한 위기의식은 없다”며 “우리는 명동이라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그러한 장점을 활용해 지금까지 많은 단체여행객을 유치해왔고 지금도 그렇다. 동종업계라 경쟁의식보다도 현재 어떤식으로 영업하는지 지켜보는 입장이다”고 덧붙였다.

신세계면세점과 롯데면세점은 직선거리 430m로, 겨우 도보 10여분 거리다. 이미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를 단숨에 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롯데면세점의 매출액은 2014년 1조 1조 9076억원, 2015년 2조 2283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고 올해 매출 목표액은 2조 7800억원으로 잡았다. 반면 신세계는 올해 매출목표를 1조 5000억원, 내년 매출 목표를 2조억원으로 발표하면서 롯데에 이은 2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사들을 보면 롯데면세점과 신세면세점을 비교하는 기사가 많은데 롯데는 롯데대로, 신세계는 신세계대로라고 생각한다”며 “신세계는 남대문 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내거는 등 롯데와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면세점 업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고 각 면세점들도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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