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을 살리자는 데 항상 논리라는 잣대를 들먹이는 개고기 찬성론자들에게 고하고 싶은 말이있다. "사진 속 아이들은 당신들의 식사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 당신들의 가족이 되길 원한다. 더이상 개고기를 문화로 포장하려 한다면 문화 이기주의일 뿐이다." (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소비자경제=한민철 기자] 강아지를 키우면서 대부분의 견주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이들은 단순한 애완견이 아닌, 가족이라는 점이다.

퇴근 후 집 문을 열고 들어오면 그들은 마치 이산가족을 상봉한 듯 달려와 반겨주며, 주인이 잘생겨도 못생겨도 그리고 공부를 잘해도 못해도, 또 돈을 잘 벌어와도 못 벌어와도 항상 주인이 자신의 최고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강아지를 키우는 많은 사람들이 ‘애견인’을 자처하며, ‘개는 다른 동물과 다르다’ ‘개는 사랑으로 돌봐야 한다’는 구호와 함께 개고기를 강력하게 반대한다.

사실 개고기 찬반 논란은 최근 사회적 갈등으로까지 번질 정도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3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 중인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모임’ 페이지에는 반려동물들의 사랑스러운 사진뿐만 아니라 개고기를 반대하는 단호한 목소리가 올라오고 있고, 그 외 개고기를 반대하는 커뮤니티에도 만명 가량이 가입하며 반대시위나 이에 대한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 길들여진다면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또 사람들을 배신하지 않고 사랑할 강아지들이다. 공포에 질린 저 아이들을 보면서 먹거리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정상이 아닐 지도 모른다. (출처=유튜브 HSI채널 캡처)

물론 개식용을 찬성하며 이들에 반대의견을 던지는 이들 또한 만만치 않다. 이 개고기 찬성론자들은 ‘개고기는 한국의 전통 식문화’ ‘당신들은 돼지와 소 그리고 닭을 먹으면서 왜 개고기 먹는 것은 반대하는가’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필자도 개고기 반대시위를 다수 나가본 적이 있다. 강아지를 키우는 입장에서 좁은 철창 안에 갇혀있는 아이들을 보며 눈물을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

사람들에 길들여지면 누구보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꼬리를 흔들며 이곳저곳을 신나게 뛰어다닐 강아지들이 마치 자신이 개고기로 팔려나갈 것을 아는 듯 불안한 눈과 체념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로 까지 다가왔다.

그때 필자의 안타까움과 분노를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으로 “너네도 돼지랑 소 먹잖아. 왜 개고기는 안되냐”라고 비꼰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소가 도축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어 소고기를 먹지 않고, 사회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먹지만 돼지와 닭고기도 지양하려고 노력 중이다. 매우 당연한 말이지만 생명은 되도록 살리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처럼 눈코입이 달려있고, 새끼를 낳고 모성애를 알며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지낼 수 있는 생명체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

그런데 개고기 찬성론자들은 이 생명체를 되도록 살리자는 주장에 꼭 ‘논리’라는 잣대로 개고기 반대론자들에게 돼지와 소, 닭을 먹는다며 걸고 넘어진다.

생명을 살리자는 인간으로서 아주 기본적이고 이성적인 주장에 논리를 들먹이는 것도 우습다. 때문에 필자가 강아지를 키우며 가족으로 여기는 것처럼 그들 역시 돼지와 소 그리고 닭을 반려동물로 생각하며 직접 키우고 있는 것인 줄로만 알았다. 물론 아니었다.

▲ 강아지들은 인간의 음식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 인간의 가족이 되길 원한다. (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논리를 좋아하는 이들이 “개가 생명체이니 먹지 말라고요? 돼지·소·닭도 생명체에요”라고 들먹이지만, 결국 돼지와 소, 닭도 같은 생명체로 살리자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도 이 동물을 식용으로 먹고 있으니 우리들이 돼지·소·닭을 포함, 개를 먹는 데 간섭하지 말자는 주장이었다.

개고기 반대론자들은 강아지를 살리기 이전에 하나의 생명체를 살리고 싶기 때문에 먹지 말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키워보니 그들이 동물이 아닌 사람과 다를 바 없는 하나의 가족이라는 걸 깨닫기 때문이다.

개고기 찬성론자들은 ‘당신들이 강아지를 소중히 여기듯 돼지·소·닭도 나에게 소중한 생명이니 같이 먹지말자’라고 하기 전까지는 그 입들을 다물었으면 좋겠다. 그런 주장을 할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당신들도 돼지·소·닭을 먹지 않아야 하고, 개고기 반대론자에게 이들도 같은 생명체이니 먹지 말라고 설득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얼마전 SNS를 통해 전세계에 퍼진 동영상이 있다. 바로 한국의 개농장에서 개고기로 팔리기 직전의 강아지가 미국으로 입양돼 건강을 되찾은 내용의 영상이었다.

강아지는 두 앞다리가 전부 잘려 제대로 걸을 수 없는 상태였지만, 미국인들의 극진한 보호와 치료로 결국 건강한 강아지 못지 않게 이곳저곳 잔디밭을 뛰어다니며 활기를 되찾았다.

그 영상을 접한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은 이런 사랑스러운 생명체를 먹으려 했다는 한국인들에게 경악을 금치 못했다. 심지어 한국의 개고기 문화에 대한 욕설과 함께 필자처럼 분노를 느끼는 댓글도 다수 보였다.

문화사대주의를 따르자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강아지는 전세계 다수 인구의 반려동물이자 가족 구성원이다. 개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단순히 개를 먹는 것이 아닌 가족을 먹는 끔찍한 장면과 같다. 때문에 전세계에서는 이 문화를 저급하고 구역질 나며 빨리 없애기를 호소하고 있다.

세상에 건강에 좋고 맛있는 먹거리는 넘처난다. 개고기가 건강에 좋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도 없으며, 많은 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개고기를 고집하면 문화이기주의일뿐이다. 언제 개고기를 먹을까 궁리하는 시간에 ‘논리’ 좋아하는 사람들로서 돼지·소·닭이 귀중한 생명체이니 이들을 살리자는 캠페인을 펼쳐주길 바란다.

 

한민철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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