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유성 삼성SDS 사장 (출처=삼성SDS)

[소비자경제=김은희 기자] 삼성 인사 전문가로 불리는 정유성 사장이 삼성SDS의 새로운 수장이 됐습니다. 기업 전반의 화합과 더불어, IT시장의 저성장 국면에서 구조적 비용 절감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연말 삼성그룹의 정보기술(IT) 핵심 계열사 ‘삼성 SDS’가 새로운 사장을 맞아들였습니다. 삼성그룹이 사장단 인사를 통해 대표이사로 ‘정유성’ 삼성경제연구소 상담역을 내정한 것입니다.

이전까지 정 사장은 삼성 내에서 인사 관련 업무만 20년 이상 담당해왔습니다. 그러다 2007년 삼성전략기획실로 자리를 옮기고 2011년 삼성석유화학과 종합화학의 대표이사를 맡아 처음으로 경영을 책임지게 됩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삼성종합화학을 포함한 4개 계열사가 한화그룹에 매각되면서 매각 협상을 마무리한 뒤 삼성경제연구소 상담역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사실 매각 당시 그는 한화그룹으로 이동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사표를 내지 않았고 그런 그에게 삼성그룹은 전 대표이사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상담역이라는 자리를 내준 것입니다.

그러던 정 사장이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했습니다. 삼성SDS가 부문별 사장체제를 처음 도입하면서 대표이사가 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난무했지만 확실한 것은 그가 삼성그룹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체재 개편 속에서도 삼성SDS를 전반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으로 점찍었다는 것입니다.

실제 삼성SDS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사장급 인사를 2명이나 두게 됐습니다. 차세대 사업 분야인 ‘솔루션사업부문’을 담당하는 홍원표 사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두 사장이 부딪히지 않을까했던 우려와는 달리 확실한 업무 분담과 의사소통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정 사장은 처음부터 홍 사장과 협업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혔습니다. 삼성SDS 경영진의 소통의 중심에는 정유성 사장이 있는 것입니다.

삼성그룹 또한 그를 내정하면서 “삼성전자에서의 풍부한 업무경험과 경영안목 및 인사부문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람이 자산'인 SDS의 인적 경쟁력을 제고하며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공식 취임한지 4개월이 흘렀습니다. 최근 발표된 삼성SDS의 올해 1분기 매출 및 영업익은 소폭 하락하는 모양세를 보였습니다. 전년 동기간 대비 8.9%, 4.5% 하락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삼성SDS는 글로벌 저성장이 확대로 수익성이 하락했다며 구조적 원가 혁신을 통해 이익률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삼성SDS는 지난 25일 올해 안에 10% 이상의 인력 감축 및 재배치하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최대 전년대비 30% 비용절감이라는 목표 아래 공식적인 인원 감축 없이 장기간 비핵심사업을 조정하고 분리하겠다는 계획을 내보였습니다.

한 협력사 대표는 “삼성SDS의 인력감축은 대대적인 희망퇴직 등이 아닌 순차적으로 줄여나가는 시간이 걸리는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일부 사업의 자회사 이관이나 분사 등의 방식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실제 삼성SDS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 교육사업을 담당하던 조직 자회사인 크레듀(현 멀티캠퍼스)로 이관해 200여명 인력이 이동하기도 했습니다.

이로써 핵심사업에 더 투자한다는 전략입니다. 최근 발표된 삼성의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S는 IT서비스 투자 비용을 더 늘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총 매출액 대비 차지하는 비중 또한 2.61%를 차지해 특허 등 지식재산권 확보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유성 사장 또한 이러한 흐름을 따라간다는 계획입니다. 앞서 그는 취임식에서 “올해는 삼성SDS가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보는 위기이자 기회의 한 해가 될 것이다. 최고 수준의 ICT 솔루션과 서비스 기업으로 변하겠다”라는 다짐을 내보였습니다.

이러한 정 사장의 행보에 글로벌 IT 산업 저성장 국면 속에서 삼성SDS가 걸어갈 길이 더 기대되고 있습니다.

 

김은희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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