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수 이랜드 그룹 회장 (출처=이랜드 제공)

[소비자경제=이지연 기자] 자본금 500만원으로 시작한 2평 남짓한 옷가게를 약 30년 만에 매출 10조원의 국내 대표 패션유통기업으로 성장시킨 기업인이 있습니다. 바로 박성수 이랜드 그룹 회장입니다.

현존하는 패션 브랜드 중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을 손에 꼽을 정도로 박 회장은 수많은 브랜드들을 탄생시켰고 히트시켰습니다.

그는 남들보다 빨리 업계상황을 꿰뚫고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과감한 사업정리를 통해 이랜드 그룹을 단기간에 성장시켰습니다.

2003년부터 해태유통, 뉴코아, 한국 까르푸 등 20여개 브랜드를 인수했고 2010년에는 ‘의식주휴미락’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패션, 외식, 유통, 레저, 호텔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브랜드 인수에 나섰습니다. 이를 통해 6개 사업영역에서 250여개의 브랜드를 보유하는데 성공했습니다.

2016년 1월에는 이랜드리테일의 킴스클럽 매각을 추진했습니다. 당시 박 회장은 "우리에게 아까운 것이 가장 값어치 있는 것이고, 잘 나가는 것을 팔아야 한다"며 적극적인 사업 정리이유를 밝혔습니다.

국내에서 기업 성장의 기반을 다진 박 회장은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도약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신년사에서 “그동안 그룹의 중심이 한국에서 세계로 확장됐다. 이랜드는 글로벌기업으로 도약을 진행했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성장했다”며 “2021년에는 해외매출 비중 60%에 달하고 규모에 있어서는 글로벌 200대 기업에 진입하겠다”며 해외 진출에 대한 강한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실제로 이랜드는 1994년 중국 상하이에 지사를 세우며 처음 중국 사업에 진출했고 이후 패션 브랜드들을 포함한 유통, 식음료 브랜드들을 줄줄이 중국 현지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유통망 확대를 위해 백화점 매장을 리뉴얼하는 등 신개념 유통사업도 펼치고 있는데요.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 위주로 유통점을 오픈한다는 계획 하에 현지 중국 기업과의 합작으로 기존 건물을 리뉴얼하고 이랜드의 자체 유통망을 늘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상하이에 바이성 그룹이 4년 동안 운영해왔던 팍슨 뉴코아몰 1호점을 열었고 최근에는 톈산에 2호점을 열었습니다. 이랜드는 팍슨 뉴코아몰을 시작으로 연내 10곳, 2020년 100여곳에 중화권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해외 상장을 목표로 티니위니, 이랜드 등 다수의 여성복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이랜드 인터내셔널 패션 상하이’와 뉴발란스, 케이스위스 등의 스포츠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이랜드 패션 상하이’를 통합해 해외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 외에도 자연별곡, 커피빈 등 식음료분야까지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유통사업과 SPA 확장에 집중하는 이랜드에게도 극복해야할 과제는 존재합니다. 바로 2010년부터 추진해온 인수합병으로 인해 차입금 규모가 늘어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것입니다.

약 10년 동안 박 회장이 인수합병에만 쏟아 부은 돈이 조 단위에 달합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1조원 대 킴스클럽 매각을 추진 중이고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 프리 IPO까지 진행하면서 재무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2007년 이후 8년만에 이랜드그룹의 지주사인 이랜드월드의 영업이익이 감소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이랜드월드의 매출액은 7조 1070억원, 영업이익은 4192억원, 순이익은 996억원으로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36.1%, 40.1% 줄었습니다.

이에 박회장이 IPO와 자산 매각을 안정적으로 마치고 중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패션유통기업을 만들어낸 박성수 회장이 재무 위기를 극복하고 해외에서 또 다른 성공신화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이지연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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