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출처=동원그룹)

[소비자경제=서예원 기자] 요즘 재계에서는 동원그룹의 김남정 부회장의 경영리더십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근 경영실적이 모 기업을 따라 잡을 기세이기 때문이죠.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그룹 포장재 회사인 동원시스템즈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2183억원, 영업이익은 269.3% 증가한 98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동원시스템즈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후 처음입니다. 그룹의 모태인 동원산업(1조3571억원)을 턱밑까지 쫓아간 것이죠. 1조93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동원F&B와 함께 그룹 3대 성장 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동원시스템즈의 급성장은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차남 김남정 부회장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밑거름이 됐습니다.

김 부회장 취임 이후 동원시스템즈는 ▲한진피앤씨(350억원) ▲테크팩솔루션(2500억원) ▲아르다사모아(270억원) ▲탈로파시스템(300억원) ▲탄티엔패키징(TTP, 890억원) ▲미잉비에트패키징(MVP, 250억원) 등을 잇달아 인수했습니다.

이처럼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과감히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안정된 지배구조 덕분입니다. 2002년 그룹 분할 당시 식품 부문을 승계 받은 김 부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 67.98%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창업주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은 1996년 동원산업에 생산직으로 입사한 뒤 동원산업 경영지원 실장, 동원시스템즈 건설부문 부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경영수업을 받아왔습니다.

이후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을 거쳐 2013년 말 동원그룹 부회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그룹 계열사인 금융 부문을 독립시키며 그룹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반면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 수산(水産)과 식품 부문을 맡으며 그룹의 차기 수장으로 주목받았죠.

김 부회장은 그룹의 3대 핵심 사업으로 수산과 식품에 이어 ‘포장재’에 집중했습니다. 창업주가 초창기에 원양어업으로 수산 부문에서 사업을 키웠다면, 2세인 김 부회장은 신사업을 육성해 동원을 ‘글로벌 생활산업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수산과 식품, 포장재까지 ‘막강’ 사업들을 아우르게 된 만큼 이들의 강약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 고민이 남아있습니다.

수산 부문은 지난해 677억원의 영업 손실 규모를 보일 만큼 성장 한계에 부딪치고 있고, 식품 부분 역시 CJ제일제당 등 업계 경쟁에서 고전 중입니다.

하지만 포장재 시장이 올해 8200억달러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계적인 흐름을 미리 읽고 미래 먹거리로 포장재를 점찍은 동원그룹과 김 부회장의 선택에 기대가 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김 부회장은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입니다. 국내 포장재 시장은 저가공급의 중국 제품으로 이미 레드오션에 들어온 데다가 롯데알미늄, 동일알미늄, 삼아알미늄, 한국알미늄 등 거대 업체들이 시장에 안착해있기 때문입니다.

폭발적 성장을 위해서 인도네시아와 인도,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지속적인 R&D 투자와 계열사간 시너지 증대 등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끌어올려 내수기업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하며 김 부회장과 동원그룹의 향후 행보를 기대해 달라 밝혔습니다.

 

서예원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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