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브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 아베 총리를 '친구'라고 하며 일본의 기술과 실적 인정

[소비자경제=한민철 기자] 한국과 일본이 말레이시아 고속철도 사업 입찰을 둘러싸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 등 주요매체는 오는 4월 입찰이 예정된 말레이시아 고속철도 사업을 둘러싸고 한국과 일본, 중국 등 국가가 5파전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지브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는 지난 4일,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인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공회의소 회장과의 회담에서 수도 쿠알라룸프르와 싱가포르를 약 1시간 30분에 연결하는 고속철도건설의 입찰 일정을 '4월경'으로 결정했다.

이번 말레이시아 고속철도건설 입찰을 따내기 위해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같은 날 '말레이시아과 싱가포르 간 고속철도사업' 한국사업단 사무소 개소식을 가지며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 지난 4일 열린 '말레이시아과 싱가포르 간 고속철도사업' 한국사업단 사무소 개소식 (출처=한국철도시설공단 홈페이지)

개소식에는 국토교통부와 한국사업단 공동대표사인 철도시설공단과 현대건설을 포함해 철도공사와 현대로템 등 25개 사업단 대표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공단은 지난해 6월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사업 수주 추진단'을 구성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홍보관 개관했고, 인력을 파견 등 현지에서도 활발한 지원활동을 전개해왔다. 

사업단은 이번 개소식을 통해 전문인력 10여명을 사무소에 배치하고 수주전략과 사업모델 개발을 실행하고, 말레이지아 현지 사업사무소도 개설해 현지 활동도 지원할 예정이다. 

일본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일본은 이번 사업에 대표 고속철도인 신칸센(新幹線) 방식 도입을 목표로 민관이 일치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사업 수주를 위한 활동을 전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2013년 12월 일본-말레이시아 정상회담에서 나지브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와 '말레이시아 철도사업에 신칸센 기술 도입을 강조'한 아베신조 일본총리 (출처= 일본 ANN뉴스 방송 캡처)

특히 일본상공회의소 미무라 회장은 5일 나지브 총리와의 회담에서 신칸센의 안전성과 현지로에 기술 이전, 인재육성 등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무라 회장은 "장기적인 시야에서 비용대비 효과를 판단하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에 나지브 총리는 "일본의 기술과 실적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며 "말레이시아와 일본은 오랜 우호관계를 맺고 있고, 아베신조 총리와는 친구로서 신뢰관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측은 JR 히가시니혼(東日本), 미쓰비시(三菱) 중공업, 히타치(日立) 제작소, 스미토모(住友) 상사 등이 기업연합을 결성해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말레이시아 고속철도 사업의 한국사업단 운영위원회 위원장인 강영일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현지사무소를 통해 발주처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수주활동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일본과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며, 적극적이고 지혜로운 사업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민철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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