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지 기자

[소비자경제=이은지 기자] SK텔레콤의 새해 첫 달은 바람잘날 없었다. 지난해 연말 SK그룹 회장의 사생활 문제가 터진데 이어 이통3사 중 유일하게 체납자를 신용기관에 등록한 것이 논란이 되자 이를 중단했다. 카카오의 로엔 인수 발표에 따라 과거 SK텔레콤의 로엔 매각이 다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논란이 됐던 것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건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1일 공정위와 미래부에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위한 신청서류를 제출했으며 현재 심사 중에 있다.

SK텔레콤은 변화하는 이동통신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고객 서비스의 질을 향상한다는 목표로 이번 인수 건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사들의 반발로 이동통신시장은 설전이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와 KT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할 경우 시장 지배력을 문제 삼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인수합병 후 이동통신 시장에서 SK텔레콤의 점유율이 2018년 최대 54.8%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SK텔레콤이 유료방송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경우 이용요금이 대폭 인상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들기도 했다.

SK텔레콤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SK텔레콤은 정체되고 경쟁이 치열한 이동통신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초고속인터넷과 유선전화 시장에서 확고한 1위는 KT며 반경쟁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결합상품은 소비자들의 혜택을 증가시킨다고 주장한다.

결국 이번 인수합병 건은 여론전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미래부는 지난 2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건에 국민들의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또 토론회와 공청회를 열어 이번 인수합병에 대한 전문가, 사업자, 시민 등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에 대한 찬반여론 역시 팽팽하게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종 플랫폼간 경쟁관계 유지가 어려워 공정경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입장과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으로 방송 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큰 틀에서 고민하자.” SK텔레콤이 기자 간담회를 열고 밝힌 입장이다. SK텔레콤 홍보담당자는 이날 SK텔레콤이 국가 미래산업의 디딤돌이 돼야 한다는 소명과 소비자 혜택 증진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말 대로 이번 인수가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통신사업의 경쟁력을 갖추고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혜택이 증가된다면 여론전까지 번진 이번 인수합병 건은 SK텔레콤에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가 높은 이유는 이런 ‘좋은 말’에 대한 확신이 없고 합병 반대 입장의 주장이 공감을 얻기 때문이다.

물론 시작하지 않은 사업에 대한 정확한 발언은 어렵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이번 인수합병 추진 이유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해야한다. 반대에 대한 반대에 머무는 SK텔레콤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이은지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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