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3년 미국 조지타운대학에서 연설 중인 김용 세계은행총재(출처=조지타운대학 유튜브 채널)

[소비자경제=한민철 기자] ‘글로벌 영웅’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아이비리그 최초 아시아계 총장’… 어쩌면 개인의 일생에 있어 이 3개 중 한가지만이라도 자신을 대표하는 수식어가 있다면 얼마나 영광일까요.

그런데 여기에는 앞서 말한 3개보다도 더 많은 ‘위대한’ 수식어가 따라붙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진정한 재벌은 돈뿐만이 아닌 능력과 명예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 사람이기도 합니다. 바로 김용 세계은행 총재입니다.    

김용 총재는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5살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습니다. 이후 미국 명문 하버드대학 의학과 박사학위를 받았고, 하버드 의대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2년 4월 세계은행 총재에 선임되는 등 삶에 있어 엘리트 중 엘리트 단계만을 밟고 살아왔습니다. 

이런 엘리트라면 대중들이 떠올리는 재벌의 이미지처럼 거만하고 부와 명예만을 추구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다수의 평가는 기발한 경제정책을 내놓는 재능이나 세계은행총재라는 명예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한 일본언론사는 그의 위대함을 ‘관용과 협조’ 정신에 있다고 말합니다. 세계은행총재로서 그의 가장 큰 목표는 ‘세계 빈곤퇴치’이기 때문입니다.   

김용 총재는 세계 빈곤퇴치를 위한 세계은행의 세 가지 시책을 소개했습니다. 첫 번째는 경제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입니다. 두 번째는 의료보건과 교육에 대한 투자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제3자를 통해서가 아닌 빈곤에 허덕이는 사람이 직접적으로 사회보장을 받는 것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재벌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흔히 하는 활동을 살펴보면 기부나 봉사활동 정도가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주변 사람들에 베풀기 좋아하는 진심어린 마음에서 나온 행동일 수 있겠습니다. 허나 철저한 이익을 추구하는 대부분의 재벌들에게 가난한 이들에 대한 기부나 봉사활동은 자신과 자신의 기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쌓거나 일종의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김용 총재는 보여주기식 기부나 봉사활동에 주력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성격이 인색하거나 비활동적인 것도 아닙니다.

그는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이루기 위해 최빈곤층이 많은 아프리카에서 농업 생산력을 극대화시키는 일자리를 다수 발굴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누구나 평등하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 빈곤을 퇴치하는 것”이라며 의료의 세계화를 위한 ‘보편적 건강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 UHC)’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 총재는 세계 빈곤퇴치를 위해 세계은행총재로서 내놓은 시책이 아닌 한 개인으로서 강조하고 싶은 것이 바로 ‘관용’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빈곤문제뿐만 아니라 현재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테러와 국가 간 분쟁의 원인에 대해서도 관용의 부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용 총재는 전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래를 위해 세계를 바라봐야 합니다. 세계는 서로 공존해 나아가야만 합니다. 허나 모두가 관용을 요하는 목소리가 부족합니다. 다문화와 다언어 주의에 미래가 있다고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한민철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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