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빵집에서 글로벌 베이커리로 성장

[소비자경제=강연주 기자] 2015년은 대한민국에게 특별한 해다. 일제치하에서 벗어난지 70주년이 되기 때문이다. 올해가 다 가기 전에 광복의 기쁨과 함께 70년을 함께해온 해방둥이 기업이 있어 그 발자취를 따라가 보려고 한다.

SPC그룹은 1945년 제빵업으로 시작한 국내 식품 기업이다. 삼립식품,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등이 SPC에서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다. 현재 SPC는 약 60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연매출 4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 제과제빵의 원조 ‘상미당’

▲ 크림빵(출처=삼립식품)

삼립식품은 제빵업을 산업화시키고 프랜차이즈화한 제빵산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삼립식품의 처음 이름은 ‘상미당’이다. 상미당은 이북 황해도 옹진에서 해방이 된 해 시작됐다. 3년 후 서울로 옮겨 을지로에 자리를 잡았다.

작은 빵집으로 시작된 상미당은 호떡 굽는 가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무연탄가마’를 개발하는 등 품질 강화를 시작했고 1959년 서울 용산에 ‘삼립제과공사’를 설립하면서 기업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1963년에는 식빵의 자동화가 일어났다. 이로써 식빵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같은 해에는 추억의 빵으로 자리잡은 ‘크림빵’이 출시됐다. 당시 삼립 대방동공장은 이른 아침부터 크림빵을 사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의 줄로 북적였다고 한다.

70년대에는 샤니의 전신이자 자회사 한국인터내쇼날식품주식회사가 설립됐다. 한국인터내쇼날식품주식회사는 고급 케이크를 생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후 1983년 창업 2세 허영인 회장은 삼립식품의 10% 규모던 샤니를 모회사로부터 독립시켰다.

◆ 국내 프랜차이즈의 시초

▲ 국내에서 인기를 얻었던 파리바게뜨 코팡 (출처=SPC)

‘파리바게뜨’라는 이름은 오픈 당시 파격적인 시도였다. 파리바게뜨가 처음 나왔던 1988년 유명하던 베이커리 이름은 대부분 고려당, 뉴욕제과, 독일빵집 등 ‘당’ 또는 ‘제과’로 끝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는 1997년 국내 베이커리 업계 1위에 올랐고 현재까지 그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파리의 크루와상, 바게트 이미지와 함께 시작한 파리바게뜨는 최초로 마일리지 카드를 도입하는 등 시도를 계속해왔다.

80년대 후반은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등 국제 대회 개최로 외식산업에 대한 부흥이 일던 때다. 이러한 분위기가 무르익던 1985년 허영인 회장은 배스킨라빈스를 도입했다. 당시 아이스크림 전문 프랜차이즈 매장은 전혀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았었다.

이어 90년대에 들어서는 던킨도너츠의 한국 운영권을 갖게 됐다. 1994년 1호점을 오픈하고 외환위기를 겪던 1997년 서울 명동에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이후 삼립식품, 샤니,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등의 계열사를 하나로 묶어 2004년 SPC그룹이 탄생했다.

◆ 빵의 본 고장 프랑스의 입맛에도 맞는 국내 빵집, ‘코팡’

▲ 파리바게뜨 미국 라스베이거스점(출처=SPC)

파리바게뜨가 해외로 진출한 것은 11년 전인 2004년이다. SPC는 중국,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프랑스까지 차례로 진출해 현재 180여개의 해외 매장을 갖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서의 성공이 두드러진다.

올해 가장 화제가 됐던 파리바게뜨 상품은 ‘코팡(COPAN)’이다. 코팡은 프랑스어로 친구라는 뜻의 '코팡(Copain)'과 발음이 같도록 만들어졌고 ‘코리안 빵’이라는 애칭을 가졌다. 코팡의 명성은 프랑스를 여행하던 한국인 학생의 SNS 글을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알려지게 됐다.

코팡의 이름은 허영인 회장이 직접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K-푸드, K-POP, K-뷰티 등처럼 ‘코팡’이 한국식 빵을 가리키는 명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SPC는 설명했다.

지난해 7월 프랑스 파리에 문을 연 샤틀레점은 개장 초기보다 방문객이 20% 이상 늘어난 850명에 달하며 일평균 매출도 25% 늘어나 국내 매장 평균의 3배를 기록했다. 특히 프랑스 대표 빵인 바게트도 하루 평균 700~800개씩 팔린다고 한다.

 

강연주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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