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수입원 원해…사업다각화 계속될 듯

[소비자경제=정명섭 기자] 올해 주택사업에 주력했던 건설사들이 본업인 건설 분야 외 호텔과 편의점, 물류 등의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신규 분양시장 훈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또 다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각 건설사들은 사업을 다각화에 나섰다. 전기차, 호텔, 편의점, 쇼핑몰 등 진출 분야도 다양하다.

대형건설사 중 주택 분양을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는 대림산업은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에 비즈니스호텔인 ‘글래드(GLAD) 호텔 여의도’를 개장했다. 글래드는 대림산업이 자체 개발한 호텔 브랜드다. 이어 강남과 마포, 제주에도 호텔 건립을 진행할 예정이다.

▲ 대림산업의 글래드 호텔 라운지 (출처=글래드 호텔)

지난 5월 부동산 개발, 임대 및 공급업을 주로 하는 청진이삼프로젝트, 지난달에는 냉온수·증기 공급 전문회사인 서남그린에너지도 계열사로 추가한 바 있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 이후 사업영역을 다방면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통합 삼성물산은 건설과 상사분야 뿐만 아니라 패션, 레저, 바이오로 대표되는 5대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2020년 매출 6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대형건설사뿐만 아니라 중견 업체들도 신규 사업 추진에 나섰다. 서희건설은 모기업인 서희그룹과 함께 지난 9월 편의점 ‘로그인’ 96개 점포를 인수했다. 서희건설이 주력사인 서희그룹은 현재 주택사업 이외에도 물류, 철강, 고속도로 휴게소사업을 맡고 있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인수한 편의점을 중심으로 운영하되 가맹점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현재 운영 중인 고속도로 9곳의 휴게소에 모두 로그인 편의점을 입점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라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동탄물류단지를 적극 활용해 물류사업에 나선다. 정부의 물류산업 발전 정책과 세계 교역량의 증가, 홈쇼핑 및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으로 물류산업의 성장세가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물류창고 사업의 성장 기회가 많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한라는 물류 외에도 운영관리(O&M), 무역, 교육 등 비건설부문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포트폴리오 개편하겠다는 계획이다.

▲ 서희건설이 추진 중인 편의점 '로그인' (출처=로그인)

호반건설은 쇼핑몰 사업으로 영역을 활발하게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13년 4월 경기도 판교신도시에서 스트리트몰 아브뉴프랑을 열었고, 지난 5월에는 경기도 광교신도시에 아브뉴프랑 2호점을 열었다.

동원건설사업은 최근 전기차 등의 구동에 필요한 배터리를 무선으로 충전하는 기술을 상용화하는 전기차 업체 ‘올레브’를 흡수 합병했다.

건설사들이 잇따라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이유는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현재의 건설경기 회복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민간건설의 건축분야 수주액은 5월 10조8155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 8월에 6조5803억원까지 떨어지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수익 창출처를 원하는 건설사들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신규 분양 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불안정한 대외 여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신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는 건설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기업이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며 “본업이 흔들릴 정도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명섭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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