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김정훈 기자] 명사. ‘소통(疏通)’  1.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2.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

이는 소통의 사전적 의미다. 국어사전 상의 소통의 의미를 뒤집어 보면 결국 잘 통하면 뚫리며, 오해가 없는 것은 뜻이 통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우리사회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에게 이 말 만큼 적당한 단어가 있을까.

KEB하나은행이 오는 9월 1일 ‘함영주’라는 새로운 선장과 함께 새 출발한다. 여러 과제들이 산적한 KEB하나은행에게 이번 함 내정자 인사는 ‘신의 한수’ 였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은행 내외부적으로 호평이 이어지고 있으며, 그가 진정한 통합을 이뤄낼 최고의 적임자라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함 내정자가 이처럼 높은 평가를 받는 데에는 그의 소통능력과 연관이 있다. 시골 고졸출신의 함 내정자는 말단 사원에서부터 행장까지 올라왔다. 이는 오늘도 은행현장에서 발 벗고 뛰고 있는 수십만 은행직원들의 희망이 됐다. 또한 그는 충청영업그룹 대표 재직 당시 1000여명에 달하는 전 직원의 이름과 생일, 신상과 애로사항 등을 꾀고 있을 정도로 직원들과의 유대관계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에는 직원들과 야간 산행을 가진 뒤 직접 직원들의 발을 닦아줬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흡사 할리우드 감동영화에서나 볼 법한 휴머니즘과 소통능력을 모두 갖춘 ‘이상적인’ CEO의 모습을 함 내정자가 보여주고 있는 것.

직원들의 평가 또한 좋다. 말단 사원의 성공스토리는 그 자체로도 직원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그의 성공 자체가 통합은행 전 직원에게 동기부여를 준 셈이다.

또한 KEB하나은행은 외환은행 직원들이 통합 후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왔다. 하지만 이번 함 내정자는 피인수은행계(서울은행) 출신으로 양 행간 소통의 끈을 이어 중립적 인사를 시행할 적임자가 틀림없다.

우리 사회에서는 언젠가부터 리더에게 요구하는 정형화된 틀이 있다.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강력한 업무추진능력이 바로 그것. 또한 ‘대’를 위해 ‘소’의 희생은 당연하다는 약육강식의 원리도 우리사회 CEO들 머리 속에는 입력돼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요구하는 진정한 리더는 ‘소통’이 핵심이다. 제 아무리 좋은 정책도 소통의 사전적 의미처럼 서로 뜻이 맞지 않으면 오해가 생기고 막혀버린다.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이 지탄받는 이유는 그가 국민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지 않기 때문이다.

함 내정자의 좌우명은 ‘낮은 자세로 섬김과 배려의 마음’이다. 소통의 첫 번째 단계는 상대의 대한 배려 속에서 나온다. 그가 전 직원의 이름을 꾀고 있었던 데에는 언제든 소통하려는 준비가 돼있었다는 뜻이다.

이번 함영주 부행장의 통합은행장 내정이 단순 KEB하나은행의 경영성공을 넘어 여러모로 금융권과 우리사회에 소통의 메시지를 던질 수 있길 기대한다. ‘대’와 ‘소’는 함께 가야 한다.

김정훈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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