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해진 의장 편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네이버그린팩토리  (출처=네이버)

[소비자경제 윤대우 기자] 네이버 초창기 시절 IT홍보를 담당했던 카라커뮤니케이션즈 배문선 이사는 네이버 이해진 의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1999년 네이버가 6명의 직원이었을 때 이해진 의장은 작은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능력이 남달랐습니다. 시야가 매우 넓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해진 의장은 조직 운영과 사물을 꼼꼼히 관찰하는 통찰력이 탁월한 경영자입니다. 더불어 추진력, 집중력, 리더십, 재무능력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그의 성공을 도왔습니다.

이해진 의장은 대학교, 직장 동료였던 김범수 의장(현 다음카카오)이 삼성SDS를 퇴사한 이듬해인 1999년 회사를 나와 ‘네이버컴’(현 네이버)를 설립했습니다. 네이버 초창기 사업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다음, 야후 등이 건재했기 때문에 트래픽에 문제가 있었죠.

사업이 점점 어려워지자 이해진 의장은 한때 사업을 접고 매각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모든 사업가들이 갖는 고민을 한 것이죠. 만약 이해진 의장이 그때 네이버를 접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독자분들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이 의장은 이를 악 물고 어려운 고비를 한번 두번 넘기고 견뎠습니다. 그 결과 한국기술투자(KTIC)로부터 100억원대의 투자를 받게 됩니다. 기사회생(起死回生)하게 된 것이죠.

그때 이 의장은 친구인 김범수 의장과 자주 만나게 됩니다. 당시 한게임을 운영하고 있던 김 의장은 사용자가 늘어 성공은 했지만 이렇다 할 수익 모델이 없어 회사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여윳돈이 생긴 네이버컴과 합병을 하기로 한 것이죠.

두 사람은 2000년 7월 네이버컴과 한게임을 합병하고 무료로 제공하는 게임에 아이템을 파는 수익 모델이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김 의장이 대범하고 남자다운 성격이었다면 이해진 의장은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로 전해집니다. 사업적 판단을 내리는데 있어서도 전략적이고 치밀합니다.

합병 2년 뒤인 2002년 네이버의 질문형 검색 서비스 ‘지식 IN'이 성공하고 검색 광고로 큰 돈을 벌어들기 시작하면서 네이버는 포털 사이트 업계 1위에 올라서게 됩니다.

그 후 네이버는 국내 IT업계를 대표하는 회사로 우뚝 성장했습니다. 최근 네이버 주가는 19개월 만에 처음으로 60만원 아래로 떨어진 뒤 연이어 신저가를 갈아치우다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26일 종가기준으로 65만 8,000원을 기록했고 시가총액은 21조 6,894억원으로 코스피 9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 포스코, 신한지주, 아모레 등 잘나가는 대기업들이 네이버 뒤를 따르고 있죠.

증권가에서는 최근 네이버가 선보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라인 뮤직'과 결제서비스 '네이버 페이' 등을 통해 모바일 기반 수익 모델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연말부터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입니다.

라인의 경우 올해 예상 매출은 지난해보다 45% 증가한 1조1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네이버가 선보인 네이버페이가 내부에서 조차 특별한 비즈니스사업 모델은 아니라고 말한다는 것입니다. 그저 쇼핑몰이 잘 돌아가는 구조 속에서 결제 흐름을 하나로 연결한 것이지, 핀테크 산업이라는 관점은 아니란 것이죠.

특히 그동안 국내 언론뉴스 콘텐츠를 통해 큰 덕을 봐온 네이버가 구글과 애플이 새로운 형태의 뉴스서비스를 준비하면서 내부의 불안감은 그 어느때보다 팽팽하다고 합니다.

구글은 최근 발표한 플랫폼인 ‘구글 트렌드’의 업데이트 등을 통해 데이터 저널리즘에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고 언론사들과 협력해 데이터 관련 미디어 실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애플 역시 ‘애플 뉴스’ 서비스를 위해 유력 언론사들과 콘텐츠 제휴를 하는 등 미디어 부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페이스북처럼 SNS(소셜네트웍서비스)에 반영된다면 기존의 국내 미디어 플랫폼의 근간을 흔들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이해진 의장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늘 위기는 기회를 동반합니다. 숱한 어려움을 극복한 네이버가 이번 기회 단순히 국내용이란 타이틀을 벗어던지기 위해서라도 뼈를 깎는 노력을 할 것 같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인근에 있는 네이버 그린팩토리 사무실 불빛이 1년 내내 늦은 밤까지도 켜져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윤대우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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