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콜 등 단속망 피해 시외지역 자유롭게 영업 ‘논란’

[소비자경제=김정훈 기자] 부산시 택시기사들이 시외지역에서 부산으로 진입하는 불법영업택시업체들의 횡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본지 제보를 통해 부산 불법콜택시 회사들의 횡포를 고발한 부산지역 택시기사 A씨는 “불법콜택시들로 부산 택시업계가 손님이 없어서 죽어가고 있다”며 “택시질서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이들 불법영업택시들을 정부차원에서 적당한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가 제보한 내용에 따르면 몇 년 전부터 부산 인근지역에서 콜택시를 운영하고 있는 부경콜, 애니콜, 구포콜 등이 김해나 양산 등 부산 시외지역에서 콜을 받아 승객을 태워 부산으로 오가는 불법영업을 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는 택시 영업구역은 광역시 또는 시·군 단위로 제한돼 있어 허가 지역을 벗어나서는 영업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 불법콜택시 업체들은 사실상 단속망을 피해 고객들을 유인, 자유롭게 영업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부산 택시기사 B씨는 “가뜩이나 택시요금 인상으로 손님이 없는데 불법콜택시 업체들도 신경써야 하니 살기가 힘들다”며 “심지어 몇몇 콜택시업체들은 자기들 업체에 가입하라고 권유까지 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 기존 택시보다 10% 저렴... 주로 시외지역 장거리손님들이 선호

실제로 부경콜이나 애니콜 등 콜택시업체들은 기사 개인당 월 10~15만원 꼴로 회비를 받으며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비를 낸 기사들은 콜센터에서 콜을 받아 손님을 데리러 간 뒤 부산지역으로 운송해주는 방식이다.

가격도 일반 택시보다 저렴하다. 미터기 요금에 10% 할인된 가격이 청구되며 10번 탑승 시 1번은 무료로 태워주는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 한 불법콜택시 업체 홍보물, 이들은 시외지역에서 부산지역까지 자세한 요금을 표로 명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택시기사 B씨는 “불법이라도 해도 고객들 입장에서 기존 택시요금보다 10%정도 DC된 가격이라 이용률이 높다”며 “대체로 시외지역에서 부산으로 들어오는 장거리 손님들의 경우 요금부담으로 인해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불법콜택시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푸념했다.

문제는 이러한 콜택시 업체들 때문에 부산지역 택시영업에 심각한 피해가 가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택시들은 물론 등대콜, 나비콜 등 합법적인 콜택시업체들까지 부경콜 같은 불법업체들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시외에서 부산으로 승객을 태워온 뒤, 바로 콜센터로부터 콜을 받아 부산에서 창원이나, 양산 등 시외지역으로 나가려는 승객을 다시 태운다. 부산택시기사들이 무의미하게 시내를 뱅뱅 도는 동안 이들은 장거리 고객을 태워 시외와 부산을 몇 번 씩 왕복하며 돈을 버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산지역은 인근생활권인 김해, 양산, 창원, 용원, 장유 등에서 부산으로 들어오는 고객유입이 많은 도시”라며 “하지만 이러한 업체들이 고객을 점령하다시피 해 공정한 택시영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지역 콜택시업체 등대콜 관계자는 “저렇게 손님이 몰리는데 우리라고 왜 10% 할인된 가격에 요금을 책정하고 싶지 않겠나”라며 “하지만 법에 위반되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어쩔 수가 없다. 당국이 현실에 맞는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 “SNS로 콜택시 홍보...현장 잡기 어려운 측면 있다”

이와 관련 많은 택시기사들이 해당 시외지역 지자체에 민원을 넣은 상태지만 뚜렷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양산시 관계자는 “불법영업이 기승을 부리는 일부지역을 위주로 단속을 강화했다”며 “일정장소에서 승객을 유치하는 등의 행동을 하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과징금 40만원이 부과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의 이러한 단속이 큰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부경콜이나, 구포콜 같은 업체들은 대부분 온라인 블로그나 SNS를 통해 불법영업을 지속하며 고객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어 현장을 잡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부산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성숙된 택시이용자세를 당부하기도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불법콜택시 문제는 단속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이용의식 문제도 크다”며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세금도 내지않는 유령업체의 택시를 이용하는 것은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사고의 위험에도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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