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김범수 의장 편

▲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소비자경제 장휘경 기자] 김범수란 이름을 갖고 있는 유명인은 2명 입니다. 가수 김범수와 다음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그 주인공 입니다. 누가 더 유명한가라는 유치한 질문은 피하겠습니다. 다만 경제신문인 만큼 김범수 의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김 의장은 잘 알다시피 한게임을 성공시켰고, 카카오라는 국민 무료 메신저를 반석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이제는 국내 포털 2인자 다음과 손을 잡고 다음카카오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흔히 인생에서 1번 성공하기도 어렵다고 하는데 김 의장은 2번씩이나 큰 성공을 이뤘습니다. 그리고 또 한번의 성공을 위해 도전하고 있는 셈이죠.

사실 김 의장은 두뇌회전이 빠르고 아이디어가 좋아 크고 작은 성공을 일찍이 경험했습니다. 그는 고교시절 혈서까지 쓰며 공부에 매진해 서울대학교 공대에 입학했습니다. 졸업 후 삼성SDS 입사했으나 1998년 퇴사하고 한양대학교 앞에서 PC방을 개업해 대박을 이뤘습니다.

김 의장은 1999년 삼성SDS를 퇴사한 이해진 의장이 설립한 네이버컴과 힘을 합쳤고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시장을 주도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간의 이견(異見)차이가 서서히 생기면서 지금은 각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다음카카오는 경쟁자 네이버의 아성을 뛰어넘기 위해 변신중입니다. 김범수-이석우(다음카카오 대표) 콤비가 모바일 시대를 맞아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O2O(Online to Offline)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이 회사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탈카카오'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다음카카오가 연합군을 구축해 모바일 생태계를 주도하려는 것이죠.

그래서 김 의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일입니다. 벤처시대 성공경험이 있는 만큼 자신의 후배를 키우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카카오 역시 김 의장이 성공 가능성을 미리 점찍고 과감한 투자로 성공한 대표적 케이스였죠.

최근 다음카카오는 김범수 의장이 100% 보유하고 있던 케이큐브벤처스(이하 케이큐브)를 다음카카오 계열사로 편입했고, 이에 앞서 1000억원 규모의 케이벤처그룹도 설립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김범수가 '키운' 스타트업과 다음카카오가 본격적인 세력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즉, 앞으로 전개될 ‘탈카카오’ 시대를 미리미리 사전에 예방하고 준비하고 있는 것이죠. 이러한 ‘리스크’ 대비는 사업가의 기본 정신이기도 합니다.

케이큐브는 서비스 부분 19개사, 기술기반 부분 5개사, 게임 부분 14개사에 투자를 진행해왔죠. 투자금액은 1억 원에서 10억 원 사이로 주로 초기 스타트업 투자가 이뤄졌습니다. 약 40명의 CEO가 케이큐브의 지원을 받은 셈이죠.

김 의장은 앞으로 100인 이상의 스타트업 CEO를 키울 계획입니다. 치열한 IT생태계에 성공을 위한 조치인 것이죠.

일각에서는 김 의장과 필리핀의 복싱 영웅 파퀴아오는 비슷한 면이 많다고 합니다.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성공스토리를 만든 공통부문이 있기 때문이죠. 김 의장 아버지는 시골에서 상경해 도시 막노동으로 일했고,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하며 어린 김 의장을 어렵게 키웠다고 합니다.

어려움을 극복한 ‘이웃집 똑똑한 형’ 김범수 의장이 앞으로 어떠한 사업을 전개할지 기대가 됩니다. 산전수전(山戰水戰) 다 겪은 김 의장이 쇠퇴의 길로 접어든 대한민국 IT산업에 새로운 신성장 모델을 제시했으면 좋겠습니다. 김범수 의장의 푸근한 인상이 생각나네요.

 

장휘경 기자 npce@dailycnc.com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