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인터넷 권력의 폭주

[소비자경제=황영하 기자] 지난 5월27일, 약 60만 명의 회원을 거느린 커뮤니티 ‘여성시대’가 사실 왜곡과 불법 음란물, 저작물 공유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해당 기사가 보도된 후 많은 독자들 뿐 아니라 여성시대 회원들도 해당 기사를 퍼 나르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해당 문제에 대해서는 반성보다는 변명과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어 여성시대의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는 제보가 잇따라 접수됐다. 이에 여성시대 커뮤니티의 문제와 포털이 운영하는 카페 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 심층 취재해 봤다.

▲ 회원수가 약 60만명으로 추산되는 여성시대 카페.

보통 인터넷 상에서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경우 일부 네티즌들의 오해에서 생겨난 논란으로 간단히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지만 여성시대 회원들은 과거 전력까지 캐내 마녀사냥식 비난을 퍼부어 문제가 되고 있다.

샤이니 맴버 종현에 대한 공격이 대표적이다. 열애설에서 시작해 일베충이라고 했다가, 우익 친일파라고 비난하기까지 일부 극렬 여시 회원들의 근거 없는 공격이 계속됐다. 해당 주장들이 사실무근임이 밝혀져도 반성은커녕 그들만의 ‘아몰랑’으로 넘어간다. 종현 뿐 아니라 태민, 설리, 디오, 태연, 윤아, 티파니, 민호, 레이, 카이, 크리스탈 등 셀 수 없이 많은 연예인들을 근거 없는 비난에 시달렸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은 모두 여시의 표적이 될 정도다.

▲ 여성시대 망상게시판, 아이돌 맴버들의 이름을 넣어 성행위를 묘사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여성시대에는 연예인사진을 보고 든 생각을 한줄로 표현하는 ‘한줄망상’이라는 코너가 있다. 어느 순간부터 해당 코어에는 EXO 등 아이돌 사진을 놓고 19금 망상을 쓰는 것이 유행이 됐는데, 성희롱 수준을 넘어 성적 모욕감을 느낄 정도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엑소 팬들이 SNS를 통해 ‘여시충’, ‘여시발’이라고 부르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시대는 없는 사실도 만들어내서 상대방을 비난하는 경우가 많아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2011년에는 소녀시대 맴버 티파니의 학생증을 조작해 나이를 속였다고 비난했다가 사진을 조작한 것이 들통 나자 카페지기가 나서서 회원 가입을 막고는 ‘가입 막아 놓길 잘했네. 존나 소덕(소녀시대 팬) 대거 몰려올 뻔했네 ㅋㅋㅋ’라는 글을 올렸다. 거짓 선동에 대한 반성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여시의 이런 조작행위는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다.

또한 저작권 침해는 일상에 가깝다. 음악, 웹툰, 폰트 등 유료 저작물을 스스럼없이 불법 공유하고 있다. ‘브금백과’라는 게시판에는 최신 음악 파일을 ‘swf’ 파일로 만들어 공유한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 직원으로 보이는 회원이 여시 게시판에 관련 내용을 자주 올리는데, 최근 SM에서 음원 유출, 뮤직비디오 유출, 안무 유출 등의 사건이 잦았다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될 정도다.

◇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 시스템의 한계

여성시대 논란은 포털이 운영하는 카페를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 시스템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수의 운영진이 카페나 커뮤니티에 대한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구조이기 때문에 루머나 조작된 글이 확산되더라도 운영진이 손을 놓고 방관하고 있으면 막을 방법이 없다. 나아가 해명을 요구하거나 문제제기를 하는 회원은 강제로 탈퇴 시켜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에 운영진이 문제를 일으킬 경우 막을 방법이 없고, 자정작용도 일어나지 못한다.

이런 폐쇄적이고 민주적이지 못한 카페나 커뮤니티 운영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자는 “카페지기는 왕정 시대의 왕과 같은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운영진을 비판하는 회원은 아무도 모르게 탈퇴시킬 수 있다. 회원 탈퇴나 등급 강등 등을 카페지기나 운영진이 함부로 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수정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황영하 기자 npce@dailycnc.com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