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고유진 기자] 최근 결혼예식장 도난 및 분실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당부된다.

얼마 전 사랑의 결실을 맺은 30살 박 모씨는 가장 행복해야 할 결혼식을 ‘최악의 날’로 표현했다.

지난 12월, 강남에 위치한 ‘더 채플 앳 청담’ 예식장에서 식을 올린 박 씨는 예식을 마친 뒤 친정 어머니의 모피가 다른 사람과 바뀐 것을 확인했다. 예식당일, 이 모피는 쇼핑백에 담겨 혼주물품과 함께 옮겨다녔다.

수백 명의 하객으로 정신이 없던 터라 박 씨와 어머니는 식이 끝난 후 곧바로 예식장에 CCTV 확인을 요청했으나, 화면에는 모피가 바뀌는 현장을 발견할 수 없었으며, 화질이 떨어져 색상의 구분조차 어려웠다.

더군다나 신부대기실과 폐백실에는 개인정보보호로 인해 CCTV가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확인이 어려웠다. 결국 식이 끝난 후에도 모피는 찾을 수 없었다.

박 씨는 예식장측에 보상을 요구했지만, 업체측은 “보상이 어렵다”는 답변만 되풀이 할 뿐 이었다. 이유는 도난과 분실 여부의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현재 박 씨는 도난을 주장하고 있다. 결혼식 당일 주례가 모피를 찾고 있던 박 씨에게 “방금 전에 자신의 모피가 도난당할 뻔 했다”며 “누군가 내 모피를 가져가는 것을 확인하고 막았으나, 좋은날인 만큼 상황을 조용히 마무리 했다”는 것.

본지 제보를 통해 박씨는 “결혼식 당일 이러한 일이 2번이나 있었기 때문에 도난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누군가와 바꼈다면 연락이 왔을테지만, 현재 아무런 연락이 없을 뿐더러 예식장측의 안일하고 불량한 서비스에 화가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해당업체측은 “혼주분들과 함께 예식 당일 CCTV를 확인했으나, 도난 가능성을 의심할 만한 현상을 찾을 수 없었다”며 “물품보관소의 경우 불특정 다수를 위한 보관함을 일일히 만들기란 현실상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건은 보험사 측에서도 업체의 책임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고객에게도직접 공문을 보내드렸다”며 “감정적인 부분 보다는 경찰 수사 아래 정확한 판단을 하는 것이 사건을 해결하는데 더 빠를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예식을 위한 계약서 작성을 할 때에는 항목에 대한 이행 여부를 꼼꼼히 대조해 계산해야 한다”며 “예식장 분실, 도난 건으로 인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법은 없지만 해당 건이 도난으로 판명된다면 정확한 수사 의뢰를 통해 해결·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유진 기자 npce@dailycnc.com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