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김수정 기자] 옛 가리봉동이 가산동으로 바뀌고, 가리봉역이 가산디지털단지역으로 바뀐지도 꽤 됐다. 이름뿐만이 아니라 사람냄새 나는 옛 정취를 잊고, ‘첨단 도시’라는 새로운 색을 입었다. 높은 빌딩 사이를 지나다 보면, 흡사 강남이 떠오르기도 한다. 또, 패션·IT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는 금천구의 구상에 따라, 현재 상당수의 입주 기업은 IT 기업이며, W몰, 하이힐, 마리오아울렛 등 덩치큰 아웃렛이 나란이 들어서 주말 쇼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제 가산디지털단지는 옛 구로공단의 명성을 되찾겠다면서 구로동과 가산동을 잇는 ‘G밸리’로 경제활성화를 본격 가동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발전에도 불구, 만성적인 ‘교통체증’에 입주자들은 출퇴근 시간마다 골머리를 썩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연구원이 내놓은 지하철별 출근시간대 통행수요에 따르면, 가산디지털단지역이 하차인원이 가장많은 역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러다보니 출근길은 출구로 나오는 사람들로 인해 혼잡이 벌어지기 일수다. 특히 6번 출구는 마치 ‘명절 귀성길 꽉 막힌 도로’처럼 나가는 사람과 들어가는 사람이 뒤엉켜 그 자리에 5분 정도 서있어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가 오면 계단을 올라가는 도중 우산을 펴는 사람들 때문에 뒷사람이 밀려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수출의 다리’ 역시 상시적으로 막혀 운전자들을 속터지게 하는 주범이다. 수출의 다리를 건너면 출근길이 족히 1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오래전부터 이 같은 교통체증 문제가 제기됐고, 서울시는 교통 흐름을 분산시키기 위해 디지털3단지와 두산길을 잇는 지하차도를 2016년까지 개통하고, 성산대교 방향 서부간선도로 진입로 공사를 연말에 착공키로 했다. 그러나 현재 1만여개가 넘는 입주기업의 입주자들과 단지내 상가 주인들의 왕래를 고려한다면 이 같은 계획만으로 교통체증을 해결하기는 힘들 것이다. 지하철 입구 공간 확대를 통한 유동인구 편의 확보, 기존 저녁 6시면 끊기는 셔틀버스 운행 시간 연장 등 추가적인 대책들을 하루빨리 강구해야 한다. G밸리의 취약점인 교통체증의 해결없이는 IT·패션의 첨단산업단지로 발전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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