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꿈이, 도민의 열망이 되고, 국가의 플랜이 됐다”

[소비자경제=김정훈 기자] 지난 2011년 7월 7일 새벽, 남아공 더반에서 울려 퍼진 강원도 평창의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확정 소식은 모처럼 대한민국을 환희의 함성과 감격의 눈물에 젖게 만들었다. 남아공 더반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회의장에서 2018 동계올림픽 유치도시 표결 결과 발표를 지켜보던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대표들은 ‘평창’이란 이름이 들리는 순간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기나긴 기다림과 수고 끝에 거둔 결실이었다.

이명박 대통령과 조양호 평창 유치위 위원장, IOC 위원이기도 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피겨여왕 김연아를 비롯한 젊은 올림픽 메달리스트들까지, 우리 대표들의 얼굴에선 기쁨의 눈물이 반짝였다. 물론 당시 평창올림픽유치위원회 특임대사를 역임하고 있었던 김진선 현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 역시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했다. 김진선이라는 한낱 개인의 원대한 꿈이 강원도와 국민의 꿈으로 이어진 순간이었다.

김진선 조직위원장은 당시 소감을 밝히며 “나도 모르게 환호성이 터지고 눈물이 났습니다. ‘더반 대첩’은 온 국민의 합작품입니다. 두 번의 좌절에도 흔들리지 않고 유치전에 힘을 실어준 국민의 전폭적인 성원과 유치 리더들의 역량, 그리고 실무진의 노고가 한데 어우러져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감회에 잠겼다. 또 김진선 위원장은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들며 “끈질긴 도전 끝에 유치에 성공하자 ‘진정성은 통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강원도민들과 함께했던 숱한 고생 등 많은 기억들이 한순간에 떠올랐습니다”라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릭핌 유치는 유치도전 3수만에 이루어졌다. 두 번에 유치 실패로 많은 강원도민들이 낙담하고 좌절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는 그는 “스스로도 약간 회의감이 들었지만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 동계올림픽을 유치해야하는 당위성이 있다면 몇 번이라도 포기하지 말고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더 험난한 산이 남아있다. 먼 훗날이라고만 느껴지던 올림픽이 김진선 위원장에게는 바로 코앞으로 다가온 듯 하루하루가 1초처럼 지나가고 있는 지금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열린 조직위원회와 강원도, 경기 개최지 3개 시.군(평창군, 정선군, 강릉시)이 제3차 지역협의회를 열고 정선 중봉의 알파인 활강경기장 등 6개 신설경기장과 교통망의 설계를 올해 안에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이른 곳은 올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공사에 착수할 것입니다. 올림픽 1년 전인 2017년 초에는 프레 올림픽 대회를 열어야 해서 신설 경기장을 2016년 하반기까지 완공해야 합니다. 또 일부 종목은 2016년 말부터 대회를 개최해 점검하고 보완해야 해서 실질적인 올림픽 준비 기간은 최대한으로 잡아도 3년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최근 당초 잡은 일정보다 전체적으로 일정이 지연 되고 있다는 김 위원장은 “경기장 입지조정 문제도 그렇고 전반적인 진행 절차 자체가 늦어졌습니다. 과정이 참 복잡합니다. 예비 타당성 조사도 해야 하고 예산을 책정해 설계를 발주하는 절차들이 다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늦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진선 위원장의 걱정과는 달리 최근 평창을 방문한 IOC조정위원회는 조직위원회의 진전사항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IOC 집행위원회 구닐라 린드버그 위원장은 “조직위원회, 각급 정부 및 KOC 간의 훌륭한 단합을 확인했다”며, “조직위원회의 탁월한 관리와 베뉴 마스터플랜 완성에 이르기까지, 긴밀히 협력하는 능력에 상당히 감명 받았고 이를 통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루어 질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린드버그 위원장에 말처럼 평창올림픽준비는 착실히 진행되고 있었다. 조직위는 아무래도 강원도에서 치러지는 대형국제대회이다 보니 서울 및 대도시와는 다르게 시설 인프라 면에서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대회기간 전까지 시설인프라 구축은 가장 큰 숙제로 평창을 중심으로 강원도 전역에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다양한 시설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그 첫째가 ‘올림픽 타운 조성’으로 횡계 고원훈련장 일대를 개·폐회식장(8만㎡, 5만석), 메달프라자, 올림픽홍보관, 종합이벤트장, 먹거리장터, 편의시설, 주차장 등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선수 및 관람객들이 다용도로 이용할 수 있는 올림픽 중심 시설로 각종 인허가 절차를 거쳐 ‘2015년 착공해 ‘2017년 완공할 계획이다. 선수중심·경기중심의 경기장 건설을 기조로 하는 평창대회는 기존시설 5곳을 활용하고 보완 2곳, 신설 6곳을 포함 총 13개 경기장을 건립 또는 활용할 예정이다.

▲ 지난 달 19일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평창동계올림픽 조정위원회 기자회견 모습.
총 5404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이 사업은 올해 6월 설계 및 인·허가 절차를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공사에 착수, 2016년 10월 경기장 건설을 완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기장에 접근할 수 있는 교통망 건설은 총 15개 사업에 4조 7431억 원(국비 4조 6303억 원, 지방비 1128억 원)이 투자된다. 공항시설 1개소, 철도 1노선, 고속도로 1곳, 국도 2곳, 지방도·순환도로 10곳이며 2011~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완공할 계획이며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해 6월 기공식을 가진 원주~강릉 간 고속철도는 180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11개 공구 중 5개 공구가 착공한 상태이며, 나머지 6개 공구도 지난해 12월 착공했다.

또한 지난해에 덕소~원주 간 복선전철이 완공돼 인천공항~덕소 간 철도시설 및 운영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인천공항에서 평창, 강릉까지 최단 시간 내 접근이 가능해졌다. 이렇듯 사회간접자본이 확충됨에 따라 평창은 물론이고 강원도 전역은 대회가 끝난 후에도 경제적 파급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난 2002년 월드컵대회 후 전국에 건설된 10개의 월드컵경기장들은 사후관리 문제로 애를 먹었다며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후관리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경기장 시설 6개, 대회관련 시설 2개는 사후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Business Plan’ 연구 용역을 추진 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평창에 세워지는 슬라이딩센터는 사시사철 민간리조트로 활용해 각종 경기가 사계절 열릴 수 있게 개발할 것이며, 강릉지역의 피겨, 쇼트트랙 경기장은 올림픽 유산으로 남겨 종합체육관, 전용경기장과 다기능시설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우선 스피드스케이트장은 전용경기장과 다기능시설로 활용되고, 아이스하키Ⅰ경기장은 재설치가 가능한 신공법으로 건설해 사후 원주시로 이전, 아이스하키 전용구장으로 활용될 겁니다. 아이스하키Ⅱ 경기장은 대학체육관, 시민체육관 등 다목적으로 활용되며 선수촌과 미디어촌은 성격에 따라 휴양콘도미니엄, 민간분양주택으로 사용됩니다. IBC/MPC는 방송아카데미,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로 활용할 계획입니다”라며 사후관리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는 듯이 막힘 없이 대답했다.

<2편에 계속>

소비자제보 및 기사제보 npce@dailycnc.com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