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삼성경제연구소공동기획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원천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다. 또, 애플컴퓨터처럼 고객을 매료시키는 제품군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휴렛팩커드처럼 다른 회사를 인수한 것도 아닌데 글로벌 제1의 PC 개발업체로 매년 고속성장을 거듭하는 회사가 있다. 바로 ‘델(Dell)’이다.

직접판매방식이나, 공동책임제 등 델의 성공요인은 많다. 이번호에는 그 중에서도 조직관리 측면에 대해 살펴볼까 한다.

Dellionaire의 탄생

델은 1984년 설립되어 세계 38개국에 6만6000 여명의 종업원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 조직이다. 델의 조직문화는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델이 아니면 그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이른바, ‘압력솥 조직문화’다.

압력솥 문화란 델이 ‘자기만족’을 경영의 최대 적으로 여기며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실제로 델은 사업초기부터 철저히 엘리트주의·성과주의를 지향하여 초고속정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Soul of Dell’이라 불리는 델의 조직문화는 끈질긴 승부근성과 개선노력을 임직원의 DNA로 규정하고, 팀워크를 통한 공통가치 추구를 요구하고 있다.

“5초간 승리를 기뻐한 뒤 무엇을 더 잘할 수 있었는지 5시간 동안 반성하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역시 임직원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일하기 좋은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델의 노력이 뒷받침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델에서는 성과급과 연금제도, 스톡옵션 만으로 백만장자의 대열에 오르는 직원도 있다. 델에서는 이를 두고 흔히 ‘델리어네어’가 탄생했다고 한다.

다음으로 다양성에 기초한 ‘차별금지 제도와 고충처리 시스템’이다.

Dell은 임직원들의 각종 커뮤니티, 이를테면 민족, 성별, 국적, 생활양식, 성적 선호도 등에 따른 커뮤니티를 적극 지원하는 것은 물론 다양성에 대한 임직원들의 이해를 촉진시키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또한, 델의 임직원 중에는 여성, 히스패닉을 포함한 소수 민족, 외국인, 동성연애자 등이 2005년 기준으로 전체의 51%를 차지하고 있다. 그 결과 인권 캠페인이 조사한 기업평등지수에서 100점의 평가를 받을 정도다.

마지막으로 일선 관리자를 조직문화의 1차 전파자로 보고 적극적으로 훈련시킨다는 점이다.

여기서 일선 관리자가 전파해야 할 ‘조직문화’라는 것은 쉽게 말해 임직원이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델에서는 ‘Talent Direct’라 불리는 온라인 리더십 과정과 경력개발 시스템을 통해 일선 관리자들이 종업원들과 적절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동기부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1차 전파자를 찾아라

그리고 이러한 관리자의 활동 결과는 ‘Tell Dell’이라고 불리는 년 2회의 임직원 사기조사를 통해 360도 평가되며 2회 연속 90% 이하의 점수를 받을 경우 관리자 자격을 박탈당할 정도로 엄격히 관리된다.

이상 Dell의 조직관리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다.

물론 델이 처음부터 이러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니다. 델도 한 때는 지나친 성과주의의 부작용 때문에 로열티 부재, 고용 불안이 만연했었고, 이로 인해 임직원의 50%가 이직을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現 CEO인 Rollins가 제안한 ‘성공문화 발의안’을 기초로 오랜 세월을 거쳐 델 만의 독특한 조직문화를 구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로 인해 델은 오늘날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성공하는 조직에는 성공하는 문화가 있다. 우리기업의 조직문화는 지금 어떤 모습인지 이번 기회에 한번 점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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