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부터 생산금지· 2025년부터 서울시내 운행 제한
다마스· 라보 등의 완전 대체 모델 아직 없어…여러 모델 각축전

시내를 주행하는 상용차들. [사진=연합뉴스]
시내를 주행하는 상용차들. [사진=연합뉴스]

내년부터 디젤유(경유)를 사용하는 1톤급 적재 중량의 상용차 신규 등록이 금지되면서 자동차 시장이 급변할 예정이다. 특히  1톤급 상용차와 이륜차는 배달 및 택배 등 운송이나 소상공인들이 많이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는 아예 3년내로 시내에서 경유차를 퇴출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각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3년 4월 8일부터 어린이통학버스, 택배운송차량, 여객자동차운송플랫폼 사업 등에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디젤 차량의 신규 등록을 금지한다. 이는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제 28조’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서울시는 지난 9월 대기질 개선 종합대책 ‘더 맑은 서울 2030’을 통해 서울시내에서 디젤 차량을 공해 유발 차량으로 보고 빠르게 퇴출시키겠다는 발표도 진행했다. 여기에 더해 2035년에는 모든 내연기관 차량의 사대문 내부 운행이 금지되고, 2050년에는 서울 전역에서 내연기관차의 운행을 제한시킬 예정이다. 

먼저 오는 2025년부터 대기오염물질 감축을 위해 사대문 안 운행 제한 경유차를 현행 5등급에서 4등급으로 확대하고,  5등급 경유차의 운행 제한을 2025년 서울 전역·연중으로 확대한다. 4등급 경유차는 2006년 배출가스 기준(유로4)이 적용된 차량으로 3등급 차량보다 미세먼지 발생량이 6배 가까이 많다. 현재 서울에 저공해 조치가 되지 않은 4등급 경유 차량은 8만 1139대에 이른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내년부터 매년 1만대씩 4등급 경유차의 조기 폐차를 지원한다. 비용은 1대당 약 400만원이며, 배달용 오토바이 3만 3400대는 2025년까지, 경유 마을버스 457대와 택배화물차 6100대는 2026년까지 모두 전기차로 교체될 예정이다. 다만 경유 청소차2373대는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전환된다. 

공중전화 부스를 재활용한 전기이륜차용 배터리 교환소 [사진=디엔에이모터스]
공중전화 부스를 재활용한 전기이륜차용 배터리 교환소 [사진=디엔에이모터스]

또 서울시는 소형 이륜차·상용차의 전기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나선다. 우선 사라져가는 공중전화부스를 재활용한 전기 이륜차용 배터리 충전소를 3000기를 설치해 시내에서의 배달노동자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돕고, 전기 이륜차와 관련된 저렴한 보험상품을 제공하기로 했다. 

택배와 마을버스 등으로 이용되는 1톤급 상용차도 본격적으로 지원된다. 우선 택배용 화물차의 경우 서울시가 택배사 및 전가상거래 업체와도 협력을 통해 지원하고, 서울 시내 곳곳이나 물류센터에 이들 차량에 최적화 될 수 있는 충전기를 도입한다. 또 마을버스는 대당 1억원의 교체 비용을 지원해 적극 교체를 추진한다. 

현재 서울시는 노후 경유버스 사용을 제한하는 근거를 마련하고자 환경부에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대기관리권역법)’을 건의한 상태다. 해당 법안은 정부에서 추진하던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제정된 것으로, 1톤급 디젤 차량의 신규 등록 금지도 해당 법안의 28조에 따른 것이다. 

기아 봉고Ⅲ EV [사진=현대자동차]
기아 봉고Ⅲ EV [사진=현대자동차]

정부와 서울시의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국내 완성차 기업들도 흐름에 올라타고 있다. 우선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024년부터 봉고와 포터 등 1톤급 화물차의 경유 모델 생산을 완전히 종료하고, 대신 LPG 차량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여기에 이미 해당 모델들은 전기차 모델인 ‘포터 일렉트릭’과 ‘봉고Ⅲ EV’을 생산하고 있는 만큼, 부드럽게 세대 교체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중소규모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이러한 정책 흐름을 타고 소형 상용차들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1000cc 미만의 경차였던 ‘다마스’와 ‘라보’가 단종되면서 너도나도 해당 시장에 어울리는 스터디셀러를 개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주목받는 국내 모델은 대창모터스의 ‘다니고’와 마스다전기차의 ‘마스타EV밴’, 디피코의 ‘P350’, 퓨처EV의 ‘F100’ 등이 있으며, 현대자동차그룹도 현대차 ‘캐스퍼’와 기아 ‘레이’ 미니밴 버전을 등장시켰다. 

문제는 중국 업체들의 1톤급 상용차도 만만찮은 속도로 국내 시장에 상륙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는 동풍소콘(DFSK)의 마사다 브랜드가 ‘C-35’ 전기 밴으로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에는 1톤 트럭과 냉동탑차까지 선보였다. 상용차 기업 ‘볼보’를 소유하고 있는 지리자동차 역시 이번달부터 국내 업체인 ‘MS오토텍(MS Autotech)’을 통해 1톤급 신형 전기밴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앞으로 해당 시장은 더욱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전기 이륜차 시장도 빠른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전기 이륜차 업체들로는 1위업체인 디엔에이(DNA)모터스(구 대림오토바이)를 중심으로 다수의 업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농기계가 중심이었던 대동모빌리티와 부경테크도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한편 일본업체인 혼다 역시 지난 9월 100% 전기 이륜차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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