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통과 전까지 만난 미 의회 인사는 불과 3명
실제 핵심 인사로 알려진 맨 친은 만나지도 않아

2022 북미 오토쇼에서 차량 시승하는 바이든 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2022 북미 오토쇼에서 차량 시승하는 바이든 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와 관련된 정부 부처들의 대응이 질타를 받는 가운데, 외교부가 IRA 미 하원을 통과이후 현대차가 이를 보고했음에도  미 의회 인사를 한 명도 만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은 4일 ‘IRA가 워낙 신속하게 진행되어 대응할 수 없었다’는 외교부의 해명에 대해 “중요성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IRA가 최초 공개된 지난 7월 27일부터 미국 의회 하원을 통과한 12일까지 총 17일 동안 외교부가 외교부가 만난 미 의회 인사는 7월 27일 에이미 클로버셔(Amy Klobuchar) 상원의원, 8월 2일 톰 코튼(Tom Cotton) 상원의원, 4일 대런 소토(Darren Soto) 하원의원 3명에 불과했다. 

[자료=박정 의원실]
[자료=박정 의원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면담에서도 IRA 관련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은 지난 7월 21일을 기점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BBB(Build Back Better· 미국 구조 계획)법에 대한 개정안 혹은 IRA를 낼 계획이다고 보도했으며, 이후에도 미국 언론은 8월 3일까지 IRA 내용, 기대효과 분석과 곧 의결될 것이라는 보도를 계속적으로 내고 있었다. 

해당일을 기점으로 계산해보면 외교부에는 약 22일 정도의 시간이 있는 것으로 풀이되며, 국내 증권시장에서도 일부 증권사가 IRA이 공개된 다음날인 28일 외신을 분석해 IRA가 곧 상원 투표를 거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박 의원은 “특히 일본과 캐나다는 이번 IRA 개정과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핵심인물인 맨 친 상원의원은 만나 자국 기업의 이익을 관철한 반면,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공개로 논의해 알 수 없었다는 외교부의 해명이 무색해진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 의원은 이후에도 외교부가 대응을 하지 않아 여러번 기회를 놓쳤다면서 안타까워했다. 박 의원이 이야기한 시점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방한한 8월 4일과 IRA가 상원을 통과한 후 현대차가 외교부에 이를 보고한 8월 7일 이후로, 외교부는 이후에도 미국 의회와 제대로 접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미 의회 관계자를 만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그나마 있었던 면담에서조차 우리 입장을 설명하지 못한 건 우리 기업의 이익을 지킬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놓친 것이다”면서 “외교부가 IRA에 시급성, 중요성을 인지했다면 충분히 우리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지적했다. 

또 박 의원은 “미 의회 관계자 면담을 보면, 외교부가 IRA에 대해 안일했다는 정도가 아니라 거들떠보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다”면서 “우리 기업과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국정감사에서 그 책임을 철저히 따질 것이다”고 예고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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