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기차 보급이 정책적으로 확대되어 국내 전기차 보급이 30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고속도로 휴게소 전기차 충전기 보급이 더디고 충전속도도 느린 것으로 나타나 국민들의 불편함이 극대화 되어 이른바 ‘충전 난민’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국회 국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이 국토부·한국도로공사(이하 도로공사) 등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207개소 중 199개 휴게소가 1기 이상 전기차 충전기 설치했고, 충전기 수는 공공 746기, 민간 114기(설치중 2기 포함) 등 총 860기로 집계됐다.

지역별 1개 휴게소당 전기차 충전기 평균 설치현황은 충북(4.8기)→경남(4.6기)→수도권(4.5기)→충남(4.2기)→경북(4.1기)→강원(4.0기) 등의 순서로 평균 4기 이상이지만 전남(3.6기)과 전북(3.2기)은 전국 평균을 밑돌아 하위를 기록했다. 용량별로는 50kW 325기, 100kW 381기, 200kW 42기, 350kW 112기가 설치됐다.

400km가량 주행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를 완충(80%)하는데 약 1시간이 소요되는 100kW급 이하 충전기는 총706기(82%)에 달했고, 약 30분 이하가 소요되는 200kW급 이상 충전기는 고작 154기(18%)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에 더해 대부분의 고속도로 휴게소 전기차 충전시간이 평균 1시간을 넘어 대기열이 있으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휴게소에 200kW이상 초급속충전기 설치율이 낮은 이유는 충전기의 성능은 충분하지만 휴게소 영업에 필요한 전기 외에 별도의 고압전기가 인입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고압전기 인입은 한국전력의 협조와 고압전기선을 휴게소까지 끌어오는데 드는 비용이 큰 탓에 미뤄지고 진행이 안 되고 있다.

또한 전기안전관리법상 1000kW 이상의 전기수용설비 구축시 전기안전관리자가 사업장에 상시근무를 해야 하지만 상주인력 비용 부담 등 구축기관들이 1000kW미만으로 설치하다 보니 200kW기준 4기, 300kW기준 3기를 설치하는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도로공사가 전기 용량 부족은 한국전력 탓, 설치운영은 환경부 탓을 하며 현재 휴게소 전기 수전용량·고압전기 배치 현황 등 전기문제에 대응하는 기초자료나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국민들이 가장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조오섭 의원은 “도로공사는 친환경에너지 정책에 앞장서야 하는 공기업이지만 전기차 충전기 설치에 부지만 빌려주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국토부·환경부·한국전력·에너지기업 등 관련 기관들과 협의를 통해 고속도로 휴게소 전기차 충전기 보급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김세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