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오뚜기·팔도 등 라면 가격 인상 대열에 미합류
삼양식품 “가격 관련 상황 지켜보는 중”
농심·오뚜기·팔도 등 국내 주요 라면 업체들이 소맥과 팜유 가격 상승에 따라 가격 인상 카드를 빼든 상황에서 삼양식품은 제자리를 지켰다. 삼양식품은 일단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이달 15일부터 신라면 등 주요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11.3% 올렸다. 농심은 올해 4월 이후 국제 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환율이 상승해 원가부담이 심화됐다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10.9%, 너구리 9.9%이다.
팔도는 다음달 1일 부터 평균 9.8% 인상할 계획이다. 오뚜기는 다음달 10일부터 라면 제품 출고가 가격을 평균 11% 조정한다. 지난해 8월, 13년만에 가격 조정을 한 이후 1년 2개월만이다.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으로 진라면은 620원에서 716원으로 15.5%, 진비빔면이 970원에서 1070원으로 10.3%, 진짬뽕이 1,495원에서 1,620원으로 8.4%, 컵누들이 1280원에서 1380원으로 7.8% 조정된다.
팔도는 다음달 1일부로 라면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인상 품목은 라면 12개 브랜드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공급가 기준 팔도비빔면 9.8%, 왕뚜껑 11.0%, 틈새라면빨계떡 9.9% 등이다. 유통점에 따라 실제 판매가격은 다를 수 있다.
라면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선 이유는 라면의 주재료인 밀가루와 팜유 등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이 급등하면서 제조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경쟁업체인 삼양식품은 이같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지 않았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 여러가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가격과 관련해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올해 삼양식품의 실적은 나쁘지 않다. 올 상반기 내수와 수출액으로 각각 1413억원, 31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16.9%, 89.8% 증가한 수치다. 수출액은 전체 매출액 대비 69%에 달했다. 전년 57%보다 12% 포인트 늘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이 당장 급하지 않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올 초 가동을 시작한 경남 밀양공장은 수출 제품 생산을 전담한다. 총 2400억원이 투입된 밀양공장은 연면적 7만303㎡에 지상 5층 규모를 갖췄다. 연간 최대 6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소비자경제신문 심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