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모 건설사로부터 리베이트 2억원을 받은 혐의로 한국노총 이남순 전 위원장이 전격 구속됨에 따라 한국노총은 도덕성에 회복할 수 없는 큰 치명타를 입었다. 한국노총은 “59년 역사상 비리혐의로 위원장급이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애써 탈출구를 찾고 있으나 지난 민주노총 간부들의 인사비리에 연이어 불거진 이번 사건은 국민들의 불신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노조도 변해야만 하며 변하지 않으면 더 이상 존재가치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첫째, 노조 내부에 팽배한 ‘도덕적 불감증’에서 깨어나야 한다. 과거 노조가 정부와 우리 사회를 비판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적 평등과 민주화에 대한 그들의 요구가 순수성과 당위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자신들의 모습을 돌아보라. 정치적 욕망은 그렇다쳐도 각종 비리의 온상이 되어버린 현실은 사회발전을 위한 대안자 역할은커녕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지 않은가.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다른 이들만 비판해 온 격이다.

둘째, 재무적인 투명성 확보와 의사결정구조의 합리화가 시급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노조는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운운하며 노조의 경영참여를 시도해 왔다. 그것이 경영자의 고유권한임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 노조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던 것은 그 당위성을 인정해서가 아니라 ‘투명경영’을 실현하고자 하는 눈물겨운 노력이었음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투명성도 검증받지 못한 노조가 이제 무슨 명분이 있어 기업경영에 참여하겠다는 말인가. 또한 노조원 다수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하고 일부 집행부의 이념이나 철학만을 강요하는 현재의 의사결정구조에서 탈피해야 한다. 다수 노조원들의 욕구와 바람을 수용하지 못한다면, 가입율 10%대에 머물고 있는 노조의 앞날은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을 것이다.

양대 노조 집행부에 묻고 싶다. 혹 민주노동당의 원내입성으로 정치적 야망에 눈이 멀어 노조의 순수성과 당위성을 잃은 게 아닌지. 그게 아니라면 기업경쟁력이 추락하고 실업이 급증하고 있는 오늘날 철저한 자기반성과 실천적인 개혁으로 ‘비리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씻고 기업경쟁력 제고에 일조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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