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年 제2의 금융대전 예고

토종은행 대형·전문·차별화로 맞불


“‘은행들의 전쟁’이란 말은 결코 여러분을 자극하기 위해 꾸며낸 말이 아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
“은행권 판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한판 승부를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
“새해에는 우리은행과 국민·한국씨티·신한·하나 등 4∼5개 대형은행이 한판 영업전쟁을 치를 것이다.” (황영기 우리은행장)
“외국계 은행의 잇따른 진출로 경쟁의 승부처가 규모에서 질로 바뀌는 등 은행업 전반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김승유 하나은행장)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 은행장들이 잇따라 2005년을 ‘금융대전’의 해로 선언했다. 외국계 은행의 잇따른 한국진출 등 급변하는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금융시장의 최대 변수는 외국계 은행의 약진이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한국씨티은행은 높은 신용등급, 막대한 자본력, 글로벌 네트워크,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추고 있어 토종은행들의 최대 경쟁상대로 급부상했다.

제일은행을 인수한 스탠다드차타드(SCB)는 아시아지역에서 모기지론 1위를 기록한 아시아지역 특화 은행으로서 시장점유율 10%를 호언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토종은행들은 대형화, 전문화, 차별화 전략으로 맞대응 한다는 전략이다.


外銀 진출로 토종은행 긴장감 고조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우리 금융권은 환율불안, 저금리 기조 지속, 씨티은행 등 외국자본 진출 등으로 저마다 생존과 발전을 위한 체제정비에 힘을 기울여왔다”고 자평한 뒤 “올해는 그야말로 생존과 번영을 향한 빅뱅의 원년이 될 것”이라면서 “외국계 금융기관들과의 정면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도약할 것인가, 추락할 것인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한은행은 이를 위해 올 한해동안 ▶고객 재발견을 통한 새로운 마케팅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최적의 수익구조 구축 ▶글로벌 경쟁기반 강화 ▶성공적 통합기반 조성 등 4가지 과제를 주요 전략으로 삼을 계획이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상품과 서비스의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할 방침이다. 김 행장은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상품으로 대응하던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며 “상품과 서비스 면에서 고객 개개인의 요구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대안제시 능력이 승부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김 행장이 강조하는 CRM전략은 이미 선진 은행에서 영업에 활용해왔기 때문에 신한은 향후 2∼3년간 CRM마인드를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김 행장은 체제정비는 못지 않게 직원들의 영업마인드의 활용과 운영경험 축적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김 행장은 은행차원에서 인사/연수 등의 제도적 뒷받침을 해주는 한편 가격과 서비스 인프라 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 직원 사기진작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경쟁력 확보방안으로 비이자수익을 대폭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황 행장은 “고객이 원하는 최고의 서비스와 상품을 갖추고 은행이 가진 고객 기반과 채널을 적극 활용해 금융복합화를 실현할 것”이라며 “특히 그룹 차원의 투자은행(IB) 조직과 우리은행 기업금융 부문간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외환·방카슈랑스·수익증권 등의 판매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토종은행 ‘공격 앞으로’


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고객 성공을 지원하는 최고의 파트너가 되자 ▶선도은행 경쟁에서 확실하게 앞서나가기 위해 영업수익을 최대한 늘리자 ▶은행을 새로 창립한다는 각오로 건전한 여신문화를 정립한다 ▶인적자원의 역량을 제고하고 최고의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경영효율 개선과 철저한 비용절감이 필요하다 등의 중점 추진사항을 추진키로 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체제정비를 올해 최우선 과제로 삼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2005년 예상되는 경영환경의 변화는 국민은행에게는 재도약의 기회이자 동시에 위협”이라 전제하고 “얼마나 빠른 속도와 조직적 집중력으로 약점을 조기에 해결하고 강점을 강화하느냐에 국민은행의 장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시장 진입과 관련 “글로벌 은행과 국내 토착은행, 국내 토착은행 간 우량고객층을 둘러싼 치열한 상품과 서비스의 경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