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은 끊임없는 문제와의 싸움이다”


“가장 큰 고객만족은 고객자산을 안전하게 키워주는 것”

지난해 9월 산고 끝에 푸르덴셜과 CJ그룹의 후순위채 등 2310억원을 우선주로 전환해 무차입경영을 실현하며 성장의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CJ투자증권 김홍창 대표이사는 이런 여세를 몰아 4년 안에 5대증권사로 발돋움시킨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수개월간 큰 폭의 내부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혁신경영을 단행했고 외부로부터 우수인력을 대폭 영입해 새 상품개발과 영업력 강화라는 옥동자를 생산하고 있다.

社名 변경 후 CJ그룹의 후광효과까지 누리고 있다는 김 대표이사는 CJ투자증권의 강점을 탁월한 자산관리능력과 오랫동안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단골고객에서 찾는다. 식품(CJ)에서 홈쇼핑(CJ홈쇼핑), 제약(CJ제약사업본부), 금융(CJ투자증권·제일선물)까지 다양한 업종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CJ그룹의 해결사(?)’라는 별칭을 얻고 있는 김 대표이사는 ‘人材와 시스템’그리고 ‘공감경영’을 가장 중시한다.

경영을 ‘끊임없는 문제와의 싸움’이라고 정의하는 김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CJ투자증권의 비전과 미션 등을 집중 분석해본다.

-지난해 말부터 경영성과가 대폭 개선돼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 배경부터 분석해주십시오.
▲지난 9월 푸르덴셜과 CJ그룹의 후순위채 등 2310억원을 우선주로 전환시켰습니다. 그동안 후순위채 이자부담이 경영에 압박요인으로 작용했지만 협상 끝에 차입금을 자본금으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했고 이로 인해 무차입경영을 실현중입니다.
한편으로 지난 수개월간 내부구조조정을 하는 등 경영혁신을 단행했고 외부 우수인력을 영입해 새 상품개발과 영업력 강화에도 큰 성과를 냈습니다.

-“4년 안에 5대증권사로 발돋움시킨다”는 야심찬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미션은 무엇입니까.
▲투자신탁업이 모태인 CJ투자증권은 앞으로 지속성장이 예상되는 자산관리부문에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경쟁력을 무기 삼아 앞으로 자산관리전문 종합증권사로 자리매김 해나갈 것입니다.
현재는 자산관리업과 증권 브로커리지중심 영업을 하고 있지만 향후 종합증권사로 다양한 비즈니스를 확대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CJ투자증권의 새 면모가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동안 집중하신 부문은 무엇입니까.
▲부임 초기 조직분위기가 침체돼 있었고 회사도 부실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후순위채를 우선주로 전환시켜 재무구조를 개선시켰고 회사 이미지도 혁신하고자 사명도 바꿨습니다.
그 결과 곧바로 CJ 후광효과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위권 증권사로의 도약을 위해 지난 몇 개월 사이에 업계에서 알아주는 상품개발전문가, 애널리스트, 영업전문가 등 핵심인력을 상당수 영입했습니다.

-부채정리 등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경쟁력을 정리해 주십시오.
▲CJ투자증권은 자산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직원 모두가 자산관리와 영업부문 최고전문가들입니다. 또 우리와 거래하는 고객들도 이같은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고 오랜 거래관계로 단골고객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습니다.
영업망이 서울과 부산·경남에 집약돼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그리고 자회사인 CJ자산운용이 보유한 양질의 채권들이 앞으로 큰 경쟁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고의 불황타개책인 고객만족과 신상품 개발 등에는 어떻게 집중하고 있습니다.
▲증권사의 가장 큰 고객만족은 고객의 재산을 안전하게 키워주는 것입니다. 현재 국내외 경제상황 악화로 마땅한 투자처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대안투자본부를 설립해 발빠르게 대응해나가고 있습니다.
일찍부터 파생상품펀드를 선보였고 지난 연말부터는 국제 금값에 투자하는 ‘금펀드’를 내놓아 연이은 히트를 기록중입니다. 앞으로도 신상품을 속속 개발해 고객들이 취향에 맞춰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양질의 투자환경을 조성할 것입니다. 덧붙여 최고의 홈 트레이딩시스템을 개발해 올 3월쯤에는 제공할 예정입니다.

-증권업계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활성화 방안에 대한 사장님 견해를 설파해 주십시오.
▲정부차원의 관심이 절실합니다. 지금은 환경자체가 무척 열악합니다. 정부가 은행중심 금융정책을 펴 나가는 것 같은데 자본시장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증권업을 육성하기 위한 중장기 발전방안이 나와야 하고 여기에 따른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연기금이나 퇴직연금 같은 중장기적 운용자금이 기반이 돼야 할 것이며 적립식 절세형 상품이 많이 나와 여유자금이 지속적으로 증권시장에 공급돼야 합니다. 미국은 중장기 운용 기관자금 비율이 50%에 가까운데 우리는 10%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외국인이 사면 올라가고 팔면 내려가는 악순환이 지속됩니다. 국내 기관들이 중장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정부·언론·업계가 공동으로 투자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합니다.

-금융권은 프리미엄마케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CJ투자증권의 전략은 무엇입니까.
▲우리 고객들은 자산가들이 많습니다. 은행 등에서 최근 Private Banking같은 개념으로 마케팅을 실시중이지만 우리는 출발점부터 프리미엄마케팅을 구사해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담 FP(Financial Planner)제도를 몇 년 전부터 도입해 세금과 부동산을 포함한 거의 전분야에 걸친 자산컨설팅을 1대1로 제공중입니다. 그리고 몇몇 지점은 오래전부터 프리미엄마케팅의 일환으로 VIP고객 전담창구를 운용중입니다.
결론적으로 어느 지점을 방문해도 FP를 통해 1대1로 전문 자산컨설팅을 받을 수 있으니 모든 고객이 VIP대접을 받고 있는 셈입니다.

-독특한 경영스타일을 보유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시하는 경영관은 무엇입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CJ그룹 내에서도 다양한 사업부문을 경험했습니다. 식품에서 홈쇼핑, 제약사업, 그리고 이번에 금융부문을 맡았습니다. 지난 97년 10월부터 2002년 5월까지 금융권에 근무한 경험도 있습니다. 여러 사업부문을 망라하다 보니 새 사업부문에 갈 때마다 항상 ‘業의 개념’을 생각하고 여기에 맞는 경영을 해왔습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다르듯이 증권업도 다른 포인트가 있습니다. 이 포인트를 잘 찾아야 경영도 물 흐르듯이 잘 할 수 있습니다. 여러 업종을 경험하면서 얻은 가장 큰 공통점은 역시 ‘人材와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경영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인재와 시스템의 합리적 조화를 가장 중시합니다. 두 번째로 강조하는 것은 ‘공감경영’입니다. 고객과 주주, 그리고 임직원들에게까지 모두 공감을 줄 수 있는 경영이 돼야 합니다.
공감을 주지 못하면 독선으로 흐르기 쉽고 독선경영은 장기적으로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요즘은 직원들과 이메일을 자주 나누면서 평소 생각하는 것을 전파하면서 고충을 듣기도 하고 경영전반에 걸친 제안을 받기도 합니다.
직원들과 가까이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직원들과 함께 호흡한다는 것은 향후 경영의 가장 큰 키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말은 쉬운데 실천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대부분 CEO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성공코드를 갖고 있습니다. 성공코드를 소개해주십시오.
▲우선 성격상 지고는 못 삽니다. 어릴 때부터 한번 시작하면 꼭 끝장을 보는 성미였고 뭘 하더라도 이겨야 직성이 풀립니다. 못 이기면 이길 방법을 강구하고 노력합니다. 이기기 위해 처절한 노력을 하면 안 되는 것이 없습니다.
두 번째는 ‘문제의식’입니다. 사람 사는 곳에 문제가 없을 수 없고 특히 경영을 하다보면 많은 부분에서 다양한 문제가 나타납니다.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면 답은 반드시 나옵니다. 어찌 보면 경영은 ‘끊임없는 문제와의 싸움’입니다. 항상 문제의식을 갖고 문제를 찾고 해결해 나가는 자세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경영의 요체입니다.
또 하나는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놀자’입니다. 직원들과 같이 열심히 일했고 또 같이 많이 놀기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일을 무척 즐겼던 것 같습니다. 일을 즐기지 못하면 일은 고통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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