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내지 못하는 기업은 존재가치가 없다”

모럴 해저드에 대해 기업인들이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으로서 최대 금액인 1천355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자신신고해 화제를 모았던 대한전선. 전선과 스테인레스스틸 부문의 주력사업에서 무주리조트와 쌍방울을 인수, 사업다각화에 성공하면서 다시한번 주목받고 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대한전선은 창업 이래 50년간 흑자경영을 유지해온 기업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통하는 대한전선의 수장 임종욱 대표이사를 만나 50년 흑자경영의 비결과 사업다각화의 배경과 의미에 대해 들었다.

“2005년 대한전선 사업전략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내실성장’(Profitable Growth)입니다. 조직의 활력을 유지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생존, 발전해 가기 위해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성장 즉, ‘내실성장’을 추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무주리조트·쌍방울 전문경영인 운영


전선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이익기반을 다지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한전선은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추진,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을 갖게 되어 그동안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 매출은 정체됐지만 이익규모는 2배이상 증가했다.

앞으로 사업의 근간이 되는 전선과 스테인레스스틸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성장을 이뤄나갈 것이며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비즈니스 시스템을 혁신해 인력개발과 조직문화 개선 등에도 노력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임 사장은 설파한다.

그는 또 기존 주력사업과는 별도로 외부성장(External Growth) 차원에서 인수한 무주리조트와 쌍방울도 각자의 분야에서 이익기반을 다지고 미래 성장을 이뤄 가겠다고 단언한다.

“90년대 중반부터 전선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성장 폭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전선시장이 성장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외부에서 회사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무주리조트와 쌍방울을 인수하게 됐습니다.”

대한전선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지난 2001년 무주리조트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 7월 쌍방울까지 인수했다. 현재 무주리조트와 쌍방울 모두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경영이 뚜렷이 호전되고 있다.

무주리조트는 현재 경영이 정상화돼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인수 당시 440억원이던 매출이 약35%이상 늘어 6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사계절 종합휴양지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 쌍방울의 경우 인수과정에 일부 혼란이 있었지만 지난 7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한 후 조직이 안정을 찾았으며 전직원들과 합심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진로인수 성공 확신


“진로는 올해 최대의 M&A이슈로 평가되고 있는데 당사는 진로 인수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현재 진로 인수에 국내외 여러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경쟁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한전선은 가장 먼저 진로의 기업가치를 평가해 그동안 신중하면서도 발 빠르게 준비해 왔습니다. ”

대한전선은 남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던 때에 미리 기업의 회생가능성과 미래의 수익성을 내다보고 채권을 매입했다.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서 지난해 6월경 3천5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채권을 사들여 최대 채권자가 됐다.

임 사장은 진로 종업원들도 고용안정면에서 동종 기업이 인수하는 것보다는 대한전선같이 신규로 진출하는 회사가 인수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또 무주리조트와 쌍방울 등 최근에 인수해 경영정상화를 이뤄온 사례도 긍정적으로 평가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진로인수 성공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한다.

“경영에 무슨 특별한 비결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대한전선은 철저하게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해왔습니다. 대한전선은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존재가치가 없다’는 전제 하에 지금껏 수익경영을 최우선으로 해왔습니다. 또 지난 반세기간 어떤 위기의 상황에서도 흑자경영을 지속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자세로 경영에 주력해 왔습니다.”

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와 90년대 말 IMF로 대한전선은 여느 기업처럼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의 환경에서도 대한전선이 꿋꿋이 건실한 경영을 이어 올 수 있었던 것은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경영체제를 미리 준비했기 때문이다.

임 사장은 구조조정도 여유 있을 때 해야지 시기를 놓치면 효과적으로 할 수 없다며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본다면 대주주의 안정된 경영권을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또 실천할 수 있었기에 50년간 흑자경영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글로벌 경영의 일환으로 90년대 초반부터 중국과 아프리카, 몽골 등지에서 해외투자프로젝트를 추진해 오고 있으며 아프리카대륙 진출의 전진기지로 세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M-TEC은 광통신케이블을 포함한 종합전선 회사로서 매우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대한전선은 내수시장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나갈 계획입니다.”


수익성 위주로 50년 흑자경영


임 사장은 기존 영업망을 바탕으로 해외영업을 확대해 갈 것이며, 전선과 엔지니어링 및 연관산업분야에서 대한전선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해 전력과 통신부문의 턴키(Turn-Key)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갈 것이라고 피력한다.

그는 또 해외시장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가능성 있는 시장에 대해 현지 생산기지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해외시장 공략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진정한 경쟁력은 이익창출 능력에 있다고 봅니다. 기업은 경영활동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와 이윤을 창출하고 종업원 고용을 유지하며 국가에 납세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합니다. 이는 곧 사회에 대한 기업 본연의 도리이며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

원칙을 중시하며,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임 사장은 ‘변화와 혁신’으로 외부환경 변화에 적극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업무시스템을 혁신하고 조직원의 자질과 역량을 향상 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파한다.

대한전선 창립 반세기의 영광이 한세기까지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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