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통해 예전의 명성을 되살린다”

“취임 후 2년 반 동안 사람도 줄이고 뼈를 깍는 구조조정을 했지만 근본적인 사업 모델이 바뀌지 않는 한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지금은 190명으로 줄어 군살이 전혀 없는 체질로 바뀌었습니다. 앞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예전의 명성을 살리는데 전력할 계획입니다”

변보경 사장은 요즘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취임 3년째 접어들고 있는 요즘 코오롱정보통신의 옛 영화를 재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변 사장은 “기업의 기본적인 목적은 이익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선택과 집중은 최선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고 밝혔다.

코오롱정보통신은 최근 3년간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계사업은 정리하고 그 자원을 강점인 사업분야에 집중시켜 성과를 제고해 왔다.

또한 성장가능성이 있는 사업분야는 취약점을 보강하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그 사업구조를 재편하는데 집중하여 Profitability를 강화하였다.”라며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지난 10월 23일 코오롱정보통신은 한국IBM과 협력관계 강화를 위해 IBM이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하는 AAP(Authorized Assembler Program)를 코오롱정보통신을 통해 시행키로 하는 조인식을 가져 주목받았다.

그에 대해 변 사장은 “AAP는 고객 요구와 특성에 맞도록 디스트리뷰터가 직접 시스템을 조립, 납품하는 협력사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코오롱정보통신은 총판용 서버 및 스토리지를 조립, 공급하고 한국IBM은 관련 기술 및 영업·마케팅을 지원하게 된다. 양사는 이번 제휴와 AAP 국내 도입을 기점으로 다변화되는 시장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며 아울러 생명공학, 디지털미디어, 무선 네트워크 등 첨단 분야에서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 예정이다.” 라고 말했다.


취임 후 회사비전 제시


지난 2002년 3월 코오롱정보통신의 ‘소방수’ 로 변보경 사장이 취임했을 때 재계는 놀랐다. 코오롱그룹은 그동안 한번도 외부 인사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코오롱이 그룹 차원에서 이처럼 혁신적인 조치를 취한 데 대해 이웅렬 회장의 미래 구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회장이 정보기술(IT) 분야의 전문가로 소문난 변 사장과 함께 IT를 코오롱의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키우기로 결정했기 때문. 변 사장 취임 이후 코오롱정보통신의 움직임을 보면 이 같은 평가가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알 있다.

사실 코오롱정보통신은 변 사장이 지난 2002년 3월 당시 단순히 하드웨어 유통부문에서만 경쟁력을 갖춘 회사였다. 내부적으로는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려웠고 비수익 사업이 방치돼 있었다.

변 사장은 취임하자 마자 선택과 집중에 의한 회사비전을 내세우고 이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기존 사업 영역중 경쟁력이 있는 하드웨어 유통 및 시스템 구축 비즈니스는 더욱 강화하고 대신 한계사업 및 저수익 사업으로 지목되던 통신사업부와 디지털 프린팅 사업부는 분사시켰다.

이 같은 ‘선택과 집중’ 을 통해 이른바 잘 나가는 사업부로 인력과 자금지원을 집중했다. 하지만 지난해 후반부터 시작된 IT의 불황을 바로 극복하기는 어려웠다.


2005년 수익성 강화 역점


변 사장은 앞으로 코오롱정보통신이 IBM의 중형 유닉스 서버 및 스토리지를 조립·생산하는 ‘AAP(Authorized Assembler Program)’ 사업의 구체적인 윤곽이 잡혀 내년에는 회사 성장이 본 궤도 오를 것으로 자신한다.

그는 또 이를 위해 한국IBM과 AAP에 관한 상호 협력 계약을 체결한 이후 지금까지 수차례 회의를 갖고 생산라인과 투입인력·교육일정·마케팅방법 등에 대해 협의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변 사장은“AAP프로젝트팀이 세운 계획에 따라 생산라인은 서울 성수동에 있던 물류센터 250여 평의 공간을 활용키로 했으며, 평소 p시리즈의 월 판매량을 감안해 초기에는 10명 안팎의 소규모 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도 코오롱정보통신은 수익성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시스템 인프라 구축을 포함한 정보기술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종합 IT 서비스 기업으로써, IBM, HP, Sun, EMC, Oracle, Mercury Interactive, Checkpoint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과 전략적인 제휴를 맺고 국내 1,000여 개 채널을 기반으로 시스템 인프라 및 서비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시스템 부분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합니다만, 시스템 유통이 갖는 여러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매출 규모 만을 위한 수주를 지양하는 영업 정책을 펼쳐왔다.” 라고 설명했다.


인재경영 최우선 성장발판 마련


“Vision with Action(행동을 수반한 비전)”

변보경 사장의 경영철학은 3개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 변 사장이 지난 26년간 IT업계의 전문가로 인정받으면서 최고경영자 자리를 역임하는 동안 그는 기업의 성공모델이 무엇인지를 확고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가 내세우는 성공 기업은 ‘주체(Subject, 경영철학과 비전), 환경(Environment, 사업분야 및 프로젝트), 자원(Resource, 인적자원), 조직(Mechanism, 조직ㆍ프로세스ㆍ전략)’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

이 4가지를 Vision with Action으로 집약한 것이다.

그가 강조하는 인재경영 또한 이 같은 철학에서 비롯된다. 흔히들 인재는 두뇌나 학벌이 좋고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지칭하지만 변 사장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인재경영은 기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기업의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역량과 자질을 갖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임직원들에게 책임과 함께 권한을 확실히 주고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자발적인 헌신을 이끌어 내는 것도 경영자의 과제입니다. 위임받는 권한만큼 결과에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도 당연히 뒤따라야겠지요.”

변 사장에게 인재란 자신의 일에 프로정신을 가지고 자신감과 책임감으로 최선을 다하는 오너십을 가진 사람이다. 학벌ㆍ성별ㆍ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과거 변 사장과 함께 일해온 사람들은 그의 능력 성과중심의 합리적인 보상체제에 대해 상당히 호의적인 평가를 한다.

변 사장은 항상 직원들의 중심에서 모든 일을 생각한다. 그리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직원들을 책망하기 보다는 위의 관리자가 잘못되지 않았나를 따져본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므로 관리자의 잘못된 부분이 있으리라는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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