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 변해야 살아 남는다"

[소비자경제=이재훈 기자] 기능대학이 시대흐름에 맞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올 봄부터 기능대의 사령탑을 맞은 박용웅 이사장은 “21세기 글로벌 경쟁사회에서는 대학도 변해야 살아 남는다”라면서 “2년제 국책 특수목적대학인 기능대는 국내 대학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스탠다더라는 대전제 아래 세계 인류대와 경쟁하기 위해 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파한다.

박 이사장은 또 “기능대가 특성상 80%정부지원 예산으로 운용되는 만큼 효율성이 떨어진 게 사실”이라면서 “효율성 제고에 주력하는 한편 내부적으로 다면 평가시스템을 도입해 성과별 인센티브를 지급함으로써 선의의 경쟁을 통한 내부 경쟁력 향상은 물론 외부 경쟁력도 갖춰 비교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피력한다.

기능대의 수장 박용웅 이사장을 만나 기능대의 경쟁력과 차별화된 교육특성 그리고 내부 혁신프로그램에 대해 들었다.


“기능대학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차별화된 교육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능대의 교육은 우선 맞춤식, 주문식 교육을 추구합니다. 학생들이 수업중에 배우는 과목들은 기업체의 수요와 요구를 반영해 편성하기 때문에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된 산교육 그 자체입니다. 또 다른 기능대 교육의 차별점은 현장강의제도에서 기인합니다. 산업체를 캠퍼스로, 캠퍼스를 산업체 현장으로 확대해 서로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산업체의 경우 교수님들의 기술지도를 받을 수 있고 학생들 역시 기업체 현장 적응력과 빠른 기술 변화를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1980년 설립된 창원기능대를 모태로 하는 기능대학은 정부에서 설립, 운영하는 2년제 국책 특수목적대학으로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중간기술인력 다기능기술자, 테크니션을 양성한다는 취지로 98년 학교법인을 설립, 공식적으로 산업학사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현재 23개 기능대학은 전국 주요도시 23곳에 위치해 전국 네트웍을 갖추고 있으며 전공교수 793명, 학생 1만8천175명, 교직원 1천95명으로 약 2만여명에 달한다. 전교생은 고급 엔지니어와 생산직 사이에서 해당 분야의 개발부터 제작까지 아우를 수 있는 최고의 생산현장 전문기술을 습득하고 있다.

평균 한 대학은 7개학과에 650여명의 학생으로 일반 단과대학 규모로 소수정예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학과는 전체 23개 대학에 50종 163개 학과가 있고 국가기간산업, 신기술 분야 학과와 디자인, 섬유 항공, IT계열의 학과로 구성돼 있다.


취업률 7년연속 98% 달성


“장기적인 경기침체 여파로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대면서 국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2명중 한 명이 실업자라고 하는데 국가 미래를 어둡게 하는 문제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최악의 최업난 속에서도 기능대학은 졸업생 4천889명중 98.4%가 취업하는 저력을 과시해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기능대학은 7년 연속 98%이상의 취업률 달성에 지난 2년간 580%에 달하는 기업 구인요청으로 기타대학의 모범이 되고 있다. 군입대자나 진학하는 학생을 제외하고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은 전원 취업해 기업이 줄을 서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능대학은 교수 1인당 학생수가 18.8명이고 이론과 실습 비율이 4:6으로 현장실무중심의 실습수업이 소수정예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강점입니다. 이러한 현장 위주의 교육 덕분에 졸업생의 기업적응력이 빨라 기업 입장에서 보면 OJT기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기업과 학생 모두가 만족하는 윈윈개념이 성립되고 있습니다. 기능대 졸업생들은 산업학사 학위와 함께 최소 1개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는 실정인데 자격취득률은 해마다 70%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실습위주의 맞춤교육 중시


기능대학은 2년제 대학이지만 4년제 대학수준의 수업시간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론과 실기의 비율이 전문대학(6:4), 4년제 대학(8:2)에 비해 4:6방식을 채택해 실기 수업 비중이 높다보니 졸업생들의 실무 적응력과 이해력은 타대학 졸업생과 비교했을 때 월등하다는 게 기업체 인사 담당자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또 석·박사 학위 및 국가 기술 자격증을 소지하고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수들이 포진하고 있으며 세계화 정보화 시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1:1 맨투맨식 외국어 교육과 컴퓨터 실습 등 첨단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대학 등록금은 국비로 운영하다 보니 일반대학의 30%수준으로 한 학기당 85만원선이며 교재의 60%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과 부산을 제외한 전대학에 기숙사가 완비돼 있어 희망자 전원이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으며 전교생의 40%이상이 장학혜택을 받을 수 있고 우수 학생의 해외 연수도 전액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해마다 240억 이상의 시설 장비비를 투자해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


인센티브제도로 내부 경쟁력 제고


박 이사장은 기능대학은 우수한 교수진에 저렴한 학비와 기숙사 그리고 많은 장학제도 등 다양한 복리 후생 혜택을 부여하고 있으며 현장중심의 실용적인 인력을 길러내는 국내 유일의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단언한다.

77년 기술고시를 통해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박 이사장은 27년의 공직생활중 절반이상을 기능인력을 양성하는 직업훈련분야에서 보냈다. 기능대학 설립의 산증인이기도 한 그는 기능대의 설립에서부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이르기까지 함께 장고해왔기 때문에 자심감도 있지만 현실 속에서 더 발전적인 방안을 만들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키운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설파한다.

“교육은 수요자의 요구에 맞춰 인재를 길러내야 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입사해도 재교육이 필요한 것이 현실입니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졸업생들은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 작금의 취업문제입니다. 대학이 산업체의 수요를 정확히 읽고 시대가 요구하는 실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야 합니다. 현장과 연결되는 대학, 필요로 하는 인력을 바로바로 공급하는 대학으로 기능대학이 모범을 보일 계획입니다.”

기능대학 졸업생중 군 제대 후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제공하는 별도의 교육프로그램 이른바 ‘졸업생 리콜제도’와 ‘직업박람회’, ‘구인구직 만남의 장’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고 박 이사장은 말한다.

그는 내년 임금피크제 및 다면평가에 의한 성과급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해 능력별 보수를 차등지급하는 등 내부 혁신작업을 거쳐 기능대의 경쟁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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