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3조 원대 ‘곤두박질’
올해 1분기에도 손실 2775억 원 늘어나
저금리 기조까지 예정이율은 ‘뚝’…소비자 부담만 가중

금융감독원 자료
금융감독원 자료

고질적으로 높은 손해율을 기록하고 있는 손보업계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의 순이익이 소폭 감소하는 등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더불어 초저금리 기조까지 겹치면서 소비자 부담만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손해보험산업 전체의 영업이익은 총 3조 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5조 4000억원을 기록한 영업이익이 2018년에는 4조 6000억원, 지난해에는 더 큰 폭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와 같은 실적은 작년 손보업 핵심 부문인 보험영업이익이 6조원이나 되는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손해보험협회은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을 적자 원인으로 꼽았는데 적자 규모는 각각 2조 4300억원, 1조 6400억원대였다. 

더불어 작년 하반기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소비자가 청구한 보험금을 거부한 건수도 역대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그만큼 업계 환경이 나쁘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국내 15개 일반 손보사들의 장기손해보험 관련 가입자들이 청구한 보험금을 거부한 건수는 4만9369건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24.5%(9729건) 증가했다. 업계 평균 수치는 3291건이다.

회사별로 나누자면 현대해상이 부지급 건수 1만216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메리츠화재 9414건, 삼성화재 8525건, DB손해보험 7179건 순으로 이어졌다. 부지급률은 에이스손보가 2.61%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현대해상, AIG손해보험은 각각 1.82%, 1.78%로 그 뒤를 이었다.

일부 회사는 영업이익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작년과 더불어 올해 1분기에 채권을 처분하기도 했다. DB손해보험 같은 경우는 올 1분기에 채권 매각 및 평가 등 채권과 관련한 투자수익으로 1294억 원 규모의 투자수익을 올렸다.

사업비·손해율 증가 등 올해 1분기 실적과 관련해서도 암울한 성적표가 공개됐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손보사 같은 경우는 보험영업이익이 마이너스 1조338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손실이 2775억 원 증가한 것으로 기록됐다.

이와 같은 보험사의 수익 악화는 소비자 부담 가중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업계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전달부터 예정이율을 인하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굴려 보험금 지급 시점까지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을 말한다.

이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소비자가 내야 할 보험료는 증가한다. 통상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떨어지면 보험료는 5∼10%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해상, DB손보 등 주요 손해보험사는 4월부터 예정이율을 낮춘 결과 보험료가 높아졌다.

소비자경제신문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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