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유동성 리스크가 줄어들 것"
지주사 한진칼, 3000억대 유상증자 참여
조달한 자금은 채권 상환과 운영 자금으로

13일 인천공항에 대기중인 대한항공 여객기. 인천공항=연합뉴스
13일 인천공항에 대기중인 대한항공 여객기. 인천공항=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흔들리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발표함으로써 금융업계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대신증권은 14일 유동성 리스크가 줄어들 걸로 예상하며 대한항공 목표주가를 13일 종가(1만 8,200원)보다 높은 2만원으로 유지했다. 한화투자증권도 정부가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항공해운업에 우선 지원한 만큼 대한항공 자금난은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DB금융투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국제선 수송량 회복이 불투명하다는 현실도 고려해 목표주가를 1만 8,000원으로 낮췄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14일 이사회에서 대한항공이 추진하는 총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13일 2조 2,0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유상증자로 1조원 규모 자금을 마련하고 국책은행으로부터 1조 2,000억원을 차입하겠다는 뜻이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지분을 보통주 기준으로 29.96%를 갖고 있는 만큼 3,000억원대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대한항공이 발행한 주식은 현재 9,595만 5,429주에서 1억 7,532만 507주로 늘어난다. 새로 발행될 주식 가격은 7월 6일에 확정되고 7월 29일에 상장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자본을 늘리기 위해 경복궁 옆에 있는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주)왕산레저개발 지분 등을 매각할 예정이다. 이밖에 모든 임직원이 급여를 최대 50%를 반납했고 직원 70%가 6개월 동안 휴업에 들어갔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와 CB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영구채 중도 상환(2,100억원)과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화투자증권 김유혁 애널리스트는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이 주식 가격과 주당 순자산가치(BPS), 부채비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1조 2,8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다고 가정하면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으로 1,700%까지 높아질 부채비율을 896%로 낮출 수 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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