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도시개발 40층 아파트 천태종사찰 일조권침해 논란
환경보다 개발 우선? 환경 강조했던 구청장 비판 여론
환경단체 요구 “아파트부지 토양오염 해결책 제시하라!”

카카오맵 항공사진
인천서 서구 한들구역 도시개발사업구역. 카카오맵 항공사진

인천시 곳곳에서 한들구역 아파트 건설사업에 대한 불평이 쏟아졌다. 환경단체가 쇳가루와 미세먼지 등을 이유로 환경 개선을 요구한 데 이어 종교단체는 일조권 침해를 막을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대한불교 천태종 황룡사는 22일 40층짜리 초고층 아파트 개발로 일조권이 사라진다고 비판했다. DK도시개발과 DK아시아가 시행하는 한들구역 아파트 개발사업지는 황룡사 남쪽을 비롯해 동서쪽까지 둘러싸고 있다. 황룡사는 불교 사찰로는 보기 드물게 5층 규모로 지어졌지만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햇빛을 보기 어려울 수 있다. 인천 서구청은 2019년 2월 한들구역에 4,805세대 지상 40층 규모로 개발될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사업을 승인했다.

한들구역 일조권 문제는 인천시와 서구청을 곤혹스럽게 했다. 일조권 갈등은 인천시의 해묵은 과제다. 그래서 인천시는 지난해 일조권 침해 갈등을 막기 위해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일조권 심의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들구역 아파트 건설사업은 지난해 DK도시개발 계획대로 사업승인이 났기에 인천시와 서구청이 환경문제와 일조권보다 개발에만 신경을 쓴다는 비판이 있다.

인천지역 환경단체 글로벌에코넷은 23일 기자회견에서 4,805세대 아파트 건설현장 주변에 세계 최대 쓰레기 매립지가 있다는 사실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녹색연합과 인천환경운동연합 등도 19일 DK도시개발이 지을 아파트와 관련하여 환경피해 발생을 우려했다. 환경단체는 환경 대책이 먼지와 소음에 집중될 뿐 아파트 부지의 토양오염 등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난감한 것은 서구청도 마찬가지다. 이재현 구청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한들구역 부근 건설폐기물 적치와 악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한들구역에서 환경문제에 이어 일조권 침해 민원까지 제기되자 구청장이 선거 전과 후에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출신인 이재현 구청장은 환경 전문가를 자처했지만 한들구역 문제를 처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시행사인 DK도시개발은 변호사를 통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했다고 해명하면서 토양오염 등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않았다. 

소비자경제신문 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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