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복합터미널 조감도. 사진=대전도시공사 제공.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조감도. 사진=대전도시공사 제공

대전지역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개발사업이 네 번째 좌초 위기에 빠졌다. 대전도시공사는 13일 민간사업자 케이피아이에이치(KPIH)와 체결했던 유성복합터미널 용지매매계약을 해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PIH가 10일까지 프로젝트파이낸생(PF)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지만 PF 대출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전도시공사는 “향후 14일 이내 대출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용지매매계약을 해제하겠다”는 내용을 KPIH 측에 통보하는 최고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KPIH에 용지대금 594억 318만 1,000원을 대출했던 특수목적법인 뉴스타유성제일차는 "PF 대출 실행이 이뤄지지 않아 대출금을 회수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도시공사로 보냈다. 

대출 정상화 기간은 민법상 KPIH가 등기우편을 받은 다음 날인 15일부터 28일까지 계산을 하게 된다. 이 기간 대출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전도시공사는 용지매매계약을 해제하고 사업협약 해지 절차도 밟는다.

KPIH는 그동안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어 왔다. 터미널 조성에 총 8,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2018년부터 PF 등을 통해 공사비용을 조달할 계획을 세웠으나 법적 소송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내년 말 운영 개시를 목표로 했던 터미널 조성 공사는 착수조차 못 했다. 2010년 이후 3차례 실패한 민간사업이 이번에 또 좌초할 경우 공영개발로 선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애초 지난 1월이 PF 계약 시한이었지만, KPIH 측 요청으로 3개월을 연장해 줬다”며 “시민 불편을 해소하고 주변 상권을 활성화하려면 더 미룰 수 없어 공영개발을 통해서라도 10년간 이어진 논란을 마무리 짓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라고 말했다.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는 “PF 대출을 성사시키겠다고 사업자 측이 약속한 날이 10일인데 아직 별다른 소식이 없다”며 “용지매매계약과 사업 협약을 해지하는 데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도 꼼꼼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KPIH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금융 시장이 경색돼 당장 PF 대출은 어렵다”면서 “조만간 착공계를 내고 공사에 들어가는 등 사업을 추진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라며 정상적으로 사업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KPIH 송동훈 대표이사는 “최근 현대엔지니어링과 책임 준공하기로 도급 계약서를 체결했다”며 “오는 23일까지 현대엔지니어링이 토지매매 대금 594억원을 대체상환 하는 등 공사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확실한 의사 표현을 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민병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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