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텐트 막말 논란 차명진 제명
미래통합당 13일 최고위 제명의결
윤리위 절차 없이 정치적 결정

황교안“국민마음 아프게 하는 정치”
그러나 홈페이지에 반대의견 속출
미래통합당 내우외환에 시달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3일 차명진 후보 제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3일 차명진 후보를 제명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고 끝에 악수를 두었다. 미래통합당이 세월호 텐트 막말 논란을 일으킨 차명진 후보(부천병)를 제명했다. 그러나 미래통합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차명진 제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수도권 곳곳에서 비판여론이 거센 가운데 지지자 사이에서 반대여론도 일어나 자중지란에 빠진 셈이다.

미래통합당은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이틀 앞둔 13일 정오 최고위원회에서 차명진 후보를 제명했다. 당적과 함께 국회의원 후보 자격도 없어졌다. 황교안 대표는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 자제하도록 기회를 줬다. 그럼에도 다시 그런 발언을 한 부분에 관해서 최고위가 심각하게 중요하게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공천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황교안 대표는 “공천위에서 여러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한 것이다. 지금 다시 과거 이야기를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대답했다.

당원 제명은 당헌당규상 윤리위원회 제명 의결이 필요하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은 비판여론을 고려해 윤리위를 거치지 않고 최고위에서 차명진 후보를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미래통합당 법률지원단은 최고위가 당무를 결정하는 최고 의결기구이고 차 후보의 발언은 총선 지원이라는 당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징계 의결이 가능하다는 해석을 제시했다.

차명진 후보가 8일 방송된 방송 토론회에서 막말 논란을 일으키자 미래통합당 윤리위원회는 10일 탈당을 권유했다. 탈당 권유를 받은 당원이 열흘 안에 탈당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제명된다. 당시 미래통합당이 차 후보에게 선거운동을 끝까지 할 수 있도록 조처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런 까닭에 선대위 김종인 총괄위원장은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였었다. 하지만 차 후보는 주말(11, 12일) 페이스북에 또다시 쓰리섬 폭로를 언급했다.

선거대책위원회 박형준 공동위원장은 13일 오전 “법적 절차와 과정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탈당 권유도 사실상 제명 효과를 갖는다고 봤는데 이후 선거운동을 재개하면서 오히려 본인이 면죄부를 받은 것처럼 행동한다”고 말했다. 차명진 후보는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후보가 현수막 달기와 관련해서도 먼저 도발했다고 반박했다. 박형준 위원장은 “부적절한 발언과 그 이후에 행동에 대해서 사후에 책임을 어떻게 지려고 지금 이렇게 계속 물의를 일으키는가를 강하게 질책하고 싶은 심정이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주말에 자체 여론조사나 판세분석을 해보니까 너무나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면서 “사실 이대로 가면 개헌 저지선이 위태롭다는 게 저희의 솔직한 말씀이다”고 말했다. 차명진 막말 논란으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이 200석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위기의식을 드러낸 박 위원장은 개헌 저지선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미래통합당 지도부와 달리 지지자들은 반대 의견도 내비쳤다. 차명진 후보 지지자들은 미래통합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내용부터 황교안 대표와 김종인 위원장 등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내용까지 쏟아냈다. 세월호와 관련된 막말 논란에 미래통합당은 중도층과 지지층으로부터 동시에 비판을 받고 있다.

소비자경제신문 이상준 기자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가 막말 논란으로 당에서 제명된 13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괴안동에 걸린 차 후보의 선거현수막. 부천=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가 막말 논란으로 당에서 제명된 13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괴안동에 걸린 차 후보의 선거현수막. 부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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