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률제 방식은 그대로
정치권, 지자체 논란 번져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앞두고 조심

배달의 민족 수수료 개편 논란. 사진=연합뉴스
배달의 민족 수수료 개편 논란. 사진=연합뉴스

사과는 했지만 개선책은 없었다. 배달의민족이 정률제로 요금제 개편안을 내놓자 이재명 경기도 지사 등은 독과점 업체의 횡포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범수 대표가 사과를 했지만 정률제는 유지되며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박태희 상무는 7일 “새로운 개편안은 4월 1일 이미 시작됐다. 정률제는 유지하면서 개편될 것이다”며 개편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했다. 김범준 대표는 6일 입장문을 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식업주가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객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1일 수수료 중심의 요금체계인 ‘오픈서비스’를 공식 도입했다. 기존에는 정액제 방식의 ‘울트라콜’이 운영됐으나, 새로운 요금제는 주문 성사시 5.8%의 수수료를 받는 정률제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었다.

소상공인들은 배달의민족의 요금제 개편안에 강하게 반발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3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뀌면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배달앱 논란은 정치권에까지 번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4일과 5일 배달의민족 요금체계 개편에 대해 “독과점의 횡포”라며 공공배달 앱 개발을 제시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여당은 중소상인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법에 배달 앱의 과도한 수수료 책정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담겠다고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지자체들은 배달앱 문제에 대응해 중소상공인 돕기에 나섰다. 전북 군산시는 지난달 13일 공공배달앱 ‘배달의 명수’를 선보였다. 이 앱 서비스는 민간배달앱과 달리 이용 중개수수료와 광고료가 없다. 배달 수수료는 고객이 전액 내거나 업체와 고객이 반반 지불한다. 서울 광진구, 울산 울주군도 예산을 마련해 공공배달앱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 서비스 역시 광고비와 중개 수수료가 없고, 업체가 배달비만 부담하면 된다.

배달의민족이 요금제 개편에 대해 사과한 배경에는 공정위 기업결합심사를 앞둔 시점에 사회적 논란을 최소화 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의 이번 사과가 현재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간의 공정위 기업결합심사를 앞둔 마당에 불필요한 잡음을 차단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관측이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됐다. 국내 배달앱 1~3인 업체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이 하나의 회사가 되면서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다.

소비자경제신문 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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