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홍릉 숲에 핀 매실 꽃.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홍릉에 있는 봄꽃의 최근 5년 개화일(2016∼2020년)을 지난 40년 동안 개화일(1975∼2015년)일 비교한 결과 미선나무는 4일, 매실나무는 8일, 흰진달래는 5일을 앞당겨서 꽃이 피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서울 동대문구 홍릉 숲에 핀 매실 꽃.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홍릉 봄꽃의 최근 5년 개화일(2016∼2020년)을 지난 40년 동안 개화일(1975∼2015년)과 비교한 결과 미선나무는 4일, 매실나무는 8일, 흰진달래는 5일을 앞당겨서 꽃이 피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신경을 쓰는 사이에 어느새 춘분이 지나고 봄꽃이 피었다. 코로나19 사태는 활짝 핀 벚꽃을 TV로만 봐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날씨 변화로 인해 춘곤증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괜히 우울해지는 마음을 기분 탓으로만 돌려선 곤란하다.

춘곤증은 신진대사 부조화로 생기는 환경부적응증이다. 따뜻한 햇볕을 내리쬐면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피로하다는 사람은 춘곤증을 의심해야 한다. 심하면 식욕부진, 소화불량, 우울감까지 나타난다. 햇볕이 주는 나른함은 괜찮아도 피로는 질병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이와 증상이 비슷한 질병으로는 간염, 결핵 등이 있어, 춘곤증을 완화하려고 시도해보고,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되면 진찰을 받아보는 게 좋다.

젊은 직장인과 노년층은 특별한 이유 없이 만성 피로와 우울한 감정을 드러낼 때가 있다.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은 춘곤증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 춘곤증을 가볍게 여기기 쉽지만 우울증까지 가볍게 여겨선 곤란하다. 봄이 찾아오는데도 꽃놀이 등 야외활동이 제한되어 ‘코로나 블루’가 더욱 깊어질 수 있는데 이런 때일수록 몸 건강을 튼튼히 하여 정신건강까지 맑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춘곤증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 그러나 심해지면 감정 변화와 무기력으로 일상생활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춘곤증을 좀 더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식습관, 운동, 수면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먼저 식습관이 규칙적이어야 한다. 달래, 냉이, 쑥과 같은 봄나물은 제철음식이라 맛도 좋지만 춘곤증에 효과를 보인다. 더불어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도 섭취해서 균형 잡힌 식단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운동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주 3회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거나 실내 스트레칭을 하라고 권고한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줄었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람이 적은 야외에서 가볍게 운동할 필요가 있다. 

셋째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 춘곤증의 증상으로 점심식사 이후 식곤증으로 졸거나 낮잠을 자고, 밤에는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일상생활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수면패턴이 망가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쉽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양질의 수면을 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가라는 농담이 있다. "고기는 언제나 옳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기분이 나쁘고 입맛이 없을 땐 육식은 특효를 보인다. 이런 농담에도 근거는 있다. 육류 단백질은 신경전달물질의 주원료이다. 단백질은 트립토판을 만드는데 트립토판은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 농도를 높여준다. 세로토닌은 우울한 마음을 행복한 마음으로 바꿔준다. 세로토닌 생성에는 단백질과 함께 비타민과 무기질도 중요하다. 

비타민B6가 많은 음식은 돼지고기를 비롯해 달걀과 현미가 손꼽힌다. 국내산 돼지고기 한돈은 부위별로 비타민B군이 다양하게 함유되었고 특히 등심 부위에 비타민B6가 풍부하다. 돼지 등심 100g에는 비타민B6가 0.76mg 함유돼있는데, 20대 남성 일일권장량(1.5mg) 50%에 해당하는 수치다. 돼지고기 등심과 함께 삼겹살도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삼겹살에는 단백질뿐만 아니라 아연, 셀레늄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D, B1, B6, B12가 함유돼 있다. 비타민D는 우울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영양소다. 비타민 B12는 인체 내 단백질 합성을 도와 최적의 신체 상태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더불어 춘곤증에 좋은 달래, 냉이 등 제철 봄나물의 쌉싸름한 맛과도 잘 어울린다. 특히 달래의 알싸한 향을 내는 ‘알리신’이라는 성분은 돼지고기의 비타민B1과 만나 ‘알리티아민’을 형성해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

봄이 왔지만 봄이 오지 않은 것만 같은 요즘 가벼운 우울감과 춘곤증이 찾아왔다면 한돈 등 국내산 돼지고기로 기분을 전환하는 것도 좋다. 입맛을 돋우는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춘곤증을 극복하고 기분이 좋아져서 좀 더 산뜻한 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소비자경제신문 박소희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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