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열심히’가 아닌 ‘더 행복하게’ 일하는 회사로 기업문화 진화

지난 1월 개최된 CES에서 SK하이닉스는 반도체의 미래를 보여줬다. (사진 = SK하이닉스 제공)
지난 1월 개최된 CES에서 SK하이닉스는 반도체의 미래를 보여줬다. (사진 =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대표 이석희)가 달라지고 있다. 고객의 행복을 으뜸으로 내세우며 국내·외 반도체시장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후 이제는 고객과 함께 직원의 행복을 중시하는 최고의 반도체기업이 되겠다고 자신 있게 포문을 열었다.

SK하이닉스는 매출, 순익 모두 국내 반도체 업계 1위가 목표이고 결국 전 세계 탑(TOP)인 것이다. 2016년 매출 17조1980억원에서 2017년 30조1094억원으로 75% 증가했고 2018년 40조4451억원으로 34% 상회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올해 반도체 시장의 어려움으로 인해 실적이 꺽였지만 선두의 위치에서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분기 6조7727억원, 2분기 6조4522억원, 3분기 6조8388억원, 4분기 6조9271억원으로 분기별 매출규모가 7조원대를 내다보며 견고한 지지대를 형성했다. 연 매출액은 26조9907억원으로 전기와 비교한다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올해 신중한 생산 및 투자 전략을 운영함으로써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한 해 시장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와 생산량을 조정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나섰으나 글로벌 무역 갈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 및 고객들의 재고 증가와 보수적인 구매 정책으로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이 이어져 경영실적은 전년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4분기는 수요 회복에 적극 대응한 결과 매출은 전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비중을 확대한 제품군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신규 공정 전환에 따른 초기 원가 부담 등으로 순익은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 시장에 대해 서버 D램의 수요 회복, 5G 스마트폰 확산에 따른 판매량 증가로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수요 증가 및 고용량화 추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개선되고 있는 수요 흐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훨씬 높아진 복잡성과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공정전환 과정에서 기술 성숙도를 빠르게 향상시키고 차세대 제품의 차질 없는 준비로 원가 절감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을 전개할 방침이다.

D램은 10나노급 2세대 제품 비중을 확대하며 차세대 제품인 10나노급 3세대 제품도 연내 본격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낸드 플래시는 96단 제품 및 SSD향 매출 비중을 지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128단 제품 역시 연내에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하고 고용량 솔루션 시장으로의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모든 임직원이 함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도의 커뮤니케이션 툴을 가동하고 있다. 직급을 막론하고 좋은 생각을 공유하면서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성장하는 기업문화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 내부에서 함께 공감하고 있는 혁신과 관련, 이제는 혁신의 패턴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개발제조를 총괄하고 있는 진교원 사장은 “품질은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지만, SK하이닉스는 어느 정도 절충해 온 부분도 없지 않다”며 어려움을 극복할 때는 도움이 됐을지 몰라도 최고를 지향하는 과정 속에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제 절충을 끊어버리고 최고에 맞는 품질을 디자인하고 리드해야 하는 때가 왔다는 뜻이다.

이미 최고의 위치에 섰지만 앞으로도 선두에 서기 위해서 SK하이닉스는 ‘최고가 되기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 기술 기반 사업인 메모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TAT(Turn-around Time) 단축, 신제품 램프업(Ramp-up) 속도 혁신, 데이터 과학 기반의 일하는 방식의 혁신 등으로 조직의 효율화를 이끌어야 한다.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반도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신설 개발제조총괄 조직을 중심으로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제품(Product) 중심 사업 체계’를 갖추고, 각 조직의 역할과 일하는 방식을 이에 맞춰 바꿔나가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이러한 변화는 과거 수십 년 간 전개해온 ‘양 보다 질’이라는 품질 혁신의 패러다임을 조직문화에 적용한 최초의 사례이며 앞으로도 변화를 주도하는 혁신의 아이콘으로서 반도체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소비자경제신문 송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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