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주권 칼럼] 깜깜이 선거, 똑똑한 정치소비자가 필요하다
[소비자주권 칼럼] 깜깜이 선거, 똑똑한 정치소비자가 필요하다
  • 김삼수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정치소비자팀장
  • 승인 2020.03.24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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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코앞이지만 국민의 뜻을 살피는 정당은 없다. 코로나19로 사회적·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국민들은 어디에서 위기극복의 답을 찾아야 할지 난망하다. 정치권은 총선 승리에만 혈안이 돼 있다. 지금 정치권에게 공정과 정의를 요구하는 것이 사치스럽기까지 하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위성정당까지 만들어 준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을 욕심내고 있다. 유리한 기호를 확보하기 위해 불출마 의원들의 이합집산도 판을 친다. 비례대표도 결국 거대양당 대결이다. 거대 양당의 독점체제를 깨고 민심을 그대로 반영해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 기회를 확대하겠다던 선거제도 개혁은 두 거대 정당의 농간으로 심하게 훼손됐다. 꼼수에 대응한 꼼수가 만연한 총선이다.

위성정당 문제만이 아니다. 비민주적이고 이해관계에 얽힌 공천, 경선불복, 권력 다툼, 후보의 자질 논란 등 여전히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거연령이 18세로 낮아지고, 준연동형 비례대표가 도입되면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가 높았으나, 여지없이 무너졌다. 소통과 협치를 통한 생산적인 국회를 바라는 것은 헛된 희망처럼 보인다. 21대 국회 역시 20대 국회처럼 당리당략에 매몰된 소모적인 정쟁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우려만 커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찍고 싶은 후보도 정당도 찾기가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민심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무능한 정치를 더는 방관해서는 안 된다. 온갖 기득권을 누리고, 권력에 도취한 정치인들은 반드시 퇴출시켜야 한다. 선거제도를 악용해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도록 해서는 안 된다. 비례성과 대표성을 악화시킨 두 거대 정당의 위성정당도 마땅히 걸러내야 한다. 지역구는 물론, 비례의석까지 두 정당이 나눠 먹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투표에 적극 참여하고, 제대로 선택하는 것이 민심 왜곡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다. 선거에 임박해 각 후보들과 정당들은 국민들의 진정한 대변자처럼 읍소하고 행동할 것이다. 이행만 된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밝혀 줄 좋은 공약도 제시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선거 이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공약을 수없이 봤다. 심지어 어떤 정치인은 공약을 100% 실천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는 해괴한 주장도 했다.

선거 정보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총체적인 이미지나 정당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단순 유권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제 정당 정책이나 노선, 후보자 이력·공약·정견 등을 꼼꼼하게 따지는 정치소비자가 돼야 한다. 4년 후 밝은 미래를 만드는 것은 똑똑한 정치소비자의 몫이다. 코로나19로 깜깜이 선거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국민을 현혹하는 포퓰리즘 공약을 걸러내고, 헛공약을 분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막말을 일삼거나 권력, 자본으로부터의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아온 후보는 걸러내야 한다. 합리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정당과 후보에 지지를 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권자들 스스로 이분법적 대결과 진영 논리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선택이 어렵다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서 제안하는 소비자 10대 정책과제나 각 정당의 입장에 대한 비교분석 발표 자료들을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총선에 유권자가 행사할 한 표의 가치를 4,700만원이라고 했다. 향후 4년간 국회의원들이 심의할 정부 예산 추정치를 유권자 수로 나눈 값이다. 유권자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은 4,700만 원 이상의 가치로 돌아올 것이다. 코로나19로 초래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정치가 국가의 미래와 국민들의 삶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국민의 한 표가 국회를 바꾸고, 국가를 바꿀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삼수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정치소비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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